융합뉴스


너 참 외롭구나

조회 2,940

2016-03-08 10:03

 

1. 20대 백수, 선택의 갈림길에서

 

  저는 소위 이태백의 한 명(여자)입니다. 작년에 이름도 없는 4년제 지방 대학을 졸업하고 12월까지 일하다가 올해 1월부터 백수 생활에 접어들었습니다. 솔직히 대학 다닐 때 공부 거의 안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한심한 생활이었죠. 그렇게 있다가 4학년 2학기 때 노동부 직장체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특1급 호텔에서 6개월 동안 연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월급이라고는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60만원이 고작이었지만, 그래도 호텔에서 일한다는 것만으로도 부모님은 취직이 된 것처럼 기뻐하셨고, 저도 6개월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일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영어가 안 되어 부담을 느껴서 연수만 끝내고 계약직이 될 수 있는 수습사원은 포기해 버렸습니다.
  그렇게 연수를 마치고 졸업을 했습니다. 뭘 해야 할지 정말 막막했습니다. 저는 졸업도 한 마당에 마냥 놀 수는 없다 생각하고 뭐든지 하면서 생각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일본어 학원 안내데스크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일도 하고, 일본어 공부도 하면서 나름대로 알차게 보냈습니다. 일본에 갈 생각으로 워킹홀리데이 비자까지 힘들게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원래 두 사람이 교대로 해야 할 일을 혼자 하게 되었습니다. 새벽 6시 반부터 저녁 9시까지, 고작 몇 십만 원 더 벌려고 말입니다. 결국은 공부는 공부대로 못하고 돈도 번만큼 나가게 되고 이건 아니다 싶어 질질 끌다가 작년 12월에 그만두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3개월째 이러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군데 회사에 서류를 넣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냉혹하더군요. 면접 한 번 못해 보고 번번이 서류에서 물먹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눈을 낮춰서 넣은 건데, 토익 점수가 없어서 그런 걸까요?
  제 자신을 봤을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감 부족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못 찾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재 몇 가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떤 짓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첫 번째는 워킹 비자 받아놓은 걸로 일본을 간다.
  두 번째는 영어 공부를 한다.
  세 번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네 번째는 아무데나 취직해서 그냥 돈 번다.
  저에게는 정말 제 인생이 걸린 문제입니다.

 

2. 현재에 충실? 미래에 도전?

 

  안녕하세요. 디자인도 하고 음악도 하는 스물일곱 살의 현실 감각 별로 없는 꿈꾸는 사람입니다. 요즘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백수의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음악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도 한 가지만 못하는 성격이라, 음악 할 때 도 이런 저런 악기를 계속 배우고 책도 많이 읽어야 되고 외국어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이것저것 한다고 뛰어다니느라 바빴습니다.
  그런데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선 본업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작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디자인 회사 몇 군데를 옮겨 다니면서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을 많이 했고,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에 좌절도 했습니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는 좀 이상한 일에 휘말려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요즘 다시 이력서를 내고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는데, ‘회사를 들어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꿈꾸는 세상은 회사 생활에서는 실현할 수 없는 그 무엇입니다. 물론 마음이 맞는 동지들이 있는 회사를 만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특별히 가고 싶은 회사도 없고, 대기업 같은 곳은 더더욱 가고 싶지 않습니다. 월급은 최소한 굶지 않을 정도면 되고, 정말 의식이 깨어 있고 이 시스템을 바꿔보자 하는 사람들, 안주하지 않는 사람들, 실험적인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그런 곳이라면 정말 일해보고 싶습니다.(창업을 하고 싶지만 아직은 제게 무리입니다.) 그래서 좀 막막합니다.
  참, 저는 인테리어 쪽에 발을 담그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뭐 그런 한정적 의미의 직업군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 디자인 감독’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것을 하고 싶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앞으로 제가 어떤 식으로 나아가야 할지는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있으며, 그 문제에 대해서 형태 님께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3. 하고픈 건 많은데 할 일은 없는 이태백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김형태 님께서는 몸 건강하시겠지요.
  저는 지방대 디자인학과 졸업 예정이고, 다른 이태백 일원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군데 이력서를 넣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락 오는 곳은 별로 없고 무언가 불안하면서도 편안한(?) 생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저곳 이력서를 넣고 있지만 솔직히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습니다. 원래의 정공인 제품디자인을 하고 싶다가도 디스플레이를 하고 싶기도 하고, 영화를 전공하고 싶기도 합니다. 제품디자인을 선택하면 평생 영화 공부는커녕 영화 찍는 것도 구경하지 못할 듯 하고, 영화 공부를 선택하면 학교 다닐 때 했던 과제들의 즐거움이 떠오릅니다.
  일단은 먹고살기 위해 직장을 다녀야 할 듯해서 계속 이력서는 넣고 있지만, 만약 회사에 다닌다면 영화 공부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 정말 모르겠습니다. 올해 후반에 있을 영화 교육기관(?) 시험을 보고 싶은데 그때까지 매달려야 할까 아니면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이 해야 할까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영화라는 것이 내 평생 직업으로서 가치가 있는 것일까. 힘들고 배고픈 그 직업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한 4년 동안 했던 디자인 공부는 어떻게...
  기대를 걸고 있는 부모님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부모님께서는 당연히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놔두시겠지만 그래도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모님께 호강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안정된” 직장생활의 끝에는 나의 꿈이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백수가 되어 이것저것 가릴 때는 아니지만 신중하고 싶습니다. 섣불리 앞만 바라보고 결정했다가는 나중에 후회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일단은 취직을 하고 회사에 다니면서 영어 공부를 하고, 영화나 디자인 쪽으로 유학을 가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회사를 몇 년 다니면 유학 갈 수 있을까 아니면 영화 교육기관에는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또 부메랑처럼 따라옵니다.
  지금 제가 어떤 선택을 해야 형태님의 나이가 되어서 “그때 나 정말 잘했어”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요.

 

 

4. 학교를 그만두고 꿈을 찾아 세계여행을

 

  안녕하세요? 저는 군대 전역하고 B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복학생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남에게 봉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과외선생님이 “그러면 행정학과 가야지”하는 겁니다. ‘공무원’, 그 길이다 싶었죠. 공무원이면 짤릴 위험 없는 철밥통에 조건도 여러 가지로 좋은 직업이라 주위의 반대도 없었죠.
  그런데 대학 들어가서 방황만 했습니다. 도대체 공부하기가 싫었어요. 이런 걸 왜 배우나 싶고 지금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 내가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지, 왜 봉사하는 일을 하고 싶은지 곰곰이 생각해 봤죠. 솔직히 “봉사하고 싶다”고 말은 하지만 냉철하게 저를 바라보면 사회문제에 관심 가지기 싫고 관심도 없습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들어도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행정학 책을 보면 구역질이 납니다. 자꾸 ‘이 지루한 걸 어떻게 3년 동안 공부하지? 정말 미치겠다. 안 할 수도 없고’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한번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고 남의 기준에서가 아니라 제 눈으로 저 자신을 보기 위해, 더 늦기 전에 저를 위한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학교 자퇴하고 1년 동안 세계일주할 준비를 하고 싶습니다. 과외 8개라도 할 자신 있습니다. 토익 900점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여행하는데 필요해서 어학을 익힐 겁니다. 당장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니 권투도 배우고 싶고, 기타도, 요리도 배우고 싶네요. 춤도 배우고 싶구요. 면허증을 따고 오토바이도 몰고 싶습니다.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희망이 생기는 듯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것들로만 24시간을 채우고 싶습니다. 정말입니다.
  그런데 마음에 걸리는 게 학교라는 보호막을 내동댕이치는 것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 그리고 부모님입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이제나저제나 아들 공무원 시험 합격 통보만 기다리면서 무사히 졸업하길 부처님한테 매일 기도드릴 텐데.
  그냥 지금 마음에 일어나는 갈등과 열망을 다 접고 조금 나를 잊고, 싫어도 좀 참고 학과 공부하고 공무원 시험 쳐야 하는 것은 아닌지. 마음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무엇을 우선해야 할지, 무엇을 잘하고 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더 늦기 전에 찾고 열정을 쏟을 만한 일을 찾고 싶은데, 두렵습니다. 물론 모든 행동은 제가 결정하고 거기에 대한 대가도 제가 치러야 한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진심 어린 충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