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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2012년 (학부)제2회 동서대 문학상 가작 (임*모)

조회 529

2012-06-13 00:00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

컴퓨터정보공학부 임*모 

 

 

 

항상 부모님께 감사하며 살아야한다. 그러나 너무 어렵고 힘이 든다. 표현하기가 벅차고 부끄럽다.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지고 생각에 잠긴다.

요즘 들어 부모님께 너무 소홀했던 것 같다. 나는 한 달전 여자친구가 생겼다. 항상 부모님은 뒷전이었고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집에서 부모님과 저녁을 먹은 게 손에 꼽을 정도다. 공부고 머고 여자친구가 우선이었다. 여자친구가 아프면 약을 사다주고 간호해주고 기분이 좋지 않으면 풀어주고 달래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같이 있다 보니 집에 가면 항상 새벽이었다. 나는 그것이 행복인줄만 알았고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여자친구와의 이별로 아파하고 있다. 무척 힘이 든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먼산만 바라보고 있다. 부모님은 나의 이별을 모르신다. 매일매일이 친구와의 술이다. 오늘도 또한 집에 늦게 들어간다. 친구들이 위로를 해주지만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겠지.... 시간이 지나면 괜찮이 지겠지.... 나의 감정선이 폭발하고 있다.

지금 내 옆에 어머니가 장사를 끝내시고 누워계신다. 가슴이 뭉클한다. 여자친구가 더 소중했던가..... 친구들이 더 소중했던가.....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난다. 어머니 모르게 눈물을 훔쳐보지만 나에게는 흐르는 눈물의 공격을 막아낼 방패가 없다. 나를 위해서 평생을 살아오신 어머니.... 오직 나만 바라보면서 살아가고 계신 어머니... 많이 늙으셨다. 눈가에 주름, 흰머리가 나의 눈에 보인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안그랬던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그때는 내 주위의 사람들을 둘러볼 생각조차 않는 철없는 아이, 오직 자신만 생각하는 바보같고 이기적인 인간에 불가했었다. 참았던 눈물이 흐르고 방으로 혼자 들어가 흐느낀다. 서럽게, 더럽게.....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왜 그렇게 했을까? 다시 되새겨보지만 후회와 한숨만이 나의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다.

내 여자친구와 어머니의 공통점이 하나가 있다. 몸이 자주 아프다는 점이다. 어려서부터 나의 어머니는 자주 아프셨다. 그래서 신경도 쓰지 않고 아플때마다 그러려니.. 내일이면 괜찮아지려니.. 생각하고 어디가 아프냐? 괜찮냐?병원은 갔냐? 라는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

내 여자친구 역시 자주 아팠다. 아플 때 마다 지극정성으로 간호하고 보살폈다. 어디가 아프냐? 괜찮냐? 병원은 갔냐? 라는 말을 수백 번 반복해서 물어보았다. 바다에 여자친구와 어머니가 빠진다면 생각도 하지 않고 여자친구를 먼저 구할 나쁜 놈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까지 무슨 짓을 했나 생각이 든다.

어머니께 정말 미안하다. 매일 똑같은 일상 속에서 나만 보면 웃으시던 어머니.... 그 지루함속의 행복은 나였고 어려운 문제속의 해답도 오직 나뿐이었다. 아직도 나는 이별앓이로 많이 아파하고 있다. 떠나간 여인과의 추억만이 나의 머릿속에 안개처럼 스쳐지나간다. 아프지만 참아내야 하고 이겨내야 한다. 나의 어머니를 위해서.. 나의 가족을 위해서.. 공부만이 살길이고 효도의 지름길이란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여자친구와의 만남을 통해 많은 것을 잃었다. 돈, 시간, 친구, 공부....... 그러나 한 가지 얻은 것이 있다. 바로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이 25살을 먹고 이제야 와서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도 남들이 보면 참 웃긴 일이고 손가락질 할 일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이라도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서부터 힘들게 자라온 부모님.. 이제는 웃음과 행복을 선물하고 싶다.

이제부터 나의 인생은 아무런 차도 다니지 않는 고속도로를 통해 정상을 향한 행보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나의 행복을 위해서도 아닌 나의 부모님의 행복을 위해서도 아닌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나는 옆도 보지 않고 직진할 것이다. 더 이상의 좌회전도 없고 유턴도 없다. 나는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