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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K-Nomad(해외인턴) Program 참가기 5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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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상물류학부 2018-12-24 15:52

< 2018년 해운항만물류 국제교류협력사업단 - K-Nomad 프로그램>  

국제물류학전공 4학년 양다슬

   

베트남, 새로운 깨달음의 공간

<베트남 시내 전경>

- 하나부터 열까지 다 혼자서

첫 자취와 첫 해외생활은 굉장히 버겁기만 했다. 그간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중국, 네덜란드, 벨기에까지 어려움 없이 잘 다녀왔건만 역시 오랫동안 외국에 나와있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가 보다. 베트남에 도착하고 일주일 간은 눈이 붓도록 울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 것도 아니었는데 당시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어려웠고 힘들었다. 처음 경험하는 사회생활, 상하관계, 인간관계, 음식, 분위기 등. 적응하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도착하고 이틀 째 되던 날 호치민에 나와계신 동서대학교 선배님들과 함께 동문회에 참석했다. 학교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선배들을 만나니 괜스레 든든한 기분에 어린아이 마냥 시간이 빨리 흘러갔으면 좋겠다며 한탄만 하곤 했다. 하지만 선배님들께서는 너는 잘 할거라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며 힘을 북돋아 주셨다. 괜스레 부끄럽기도 했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하루였다.

어차피 나오게 된 이상 돌아갈 수는 없기에.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잘 하고자 노력했다. 우선 내가 살게 된 이 곳 지리를 익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달 간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호치민 시내를 두 발로 돌아다녔다. 그래 봤자 1군 시내만 돌아다녔지만 굉장히 많은 것들을 보고 익힐 수 있었다. 누군가 호치민에 놀러온다면 가이드를 해줄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1군은 호치민의 중심가로 많은 랜드마크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다. 발길 닿는 곳 마다 사람들의 사진 스팟이 되곤 했다. 내가 머물게 된 숙소도 1군 시내에 위치해 있어 사실 불편한 부분은 하나도 없었다. 굳이 꼽으라 한다면 인도로 지나다니는 수많은 오토바이와 교통체증 정도.

                                                    <한철환 교수님과 함께>         <동서대학교 호치민 동문회>

- 한국인이라 다행이다

인턴사원이라 그런지 회사에서는 중요한 업무나 실제 진행되고 있는 오더 건과 관련하여 직접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기껏 해봐야 선적스케줄을 찾거나 운임을 문의하거나, 전화를 대신하여 받거나 메일을 작성하는 정도. 학교를 다니며 이론수업을 들을 때엔 나름대로 많은 지식을 쌓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생각했던 것처럼 이론과 실무는 차이가 많았다. 뭐든 생각만큼 현실에 이론을 적용시키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내 첫 번째 과제는 현지 직원들과 친해지는 것이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특히 여직원들 무리에 들어가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설거지, 청소, 복사, 쓰레기통 비우기 등 사소한 일부터 솔선수범하여 그들에게 다가가고자 했다. 사실 베트남 현지 직원들의 월급은 한화 50만원도 안될 정도로 적다. 물가가 저렴한 베트남 내에서는 적은 월급이 아닐 지 몰라도 우리나라 기준으로 따지면 굉장히 적은 돈이다. 하지만 이에 반해 한국인의 월급은 현지 직원 월급의 4배를 거뜬히 넘으니 그들의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한국 인턴 직원이 그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고 오해를 사게 되면 충분히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다가가고자 한 내 노력이 기특했는지 꽤나 빠른 시일 내에 친해질 수 있었다. 같이 점심식사도 하고 따로 만나 술잔도 기울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했다. 우리의 공통적인 화제거리는 언제나 '한국' 이였다. 

<회사 건물>                           <회사 첫 출근> 

사실 베트남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피부가 흰 한국인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와 같은 변화는 K-POP 이나 K-DRAMA 의 영향이 굉장히 크다고 한다. 베트남 축구 박항서 감독도 베트남 사람들의 한국 사랑에 한 몫 했다. 최근 2018 동남아시아 스즈키 컵에서 베트남을 우승 국가로 만들지 않았는 가. 우스갯 소리일 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자양강장제 '바카스'는 '박항서'와 발음이 비슷해 매출이 상승했다고도 한다.

- 끊임없이 질문하라

내가 인턴으로 있던 회사의 대표님께서는 항상 나에게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끊임 없이 질문하라고 말이다. 대학생활 내내 항상 단체활동에 있어서 리더의 역할을 해왔던 나는 내 손으로 시작한 일에 있어서 꼭 스스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완벽한 목표 달성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해 결과물을 만들어냈고, 이러한 노력을 통해 여태껏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단체생활에서 분명히 좋기만은 할 수 없었다. 원래부터 파악하고 있었지만 완벽주의자인 나로써 이런 내 습관을 고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는 나 혼자 이끌어나갈 수 있는 공동체가 아니고 각자가 적재적소에서 맡은 일을 올바르게 행할 때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다. 나 혼자 해결하려 애쓰며 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이는 곧 손실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다. 또한 대표님께서는 상사에게 중간마다 일의 진행 과정을 보고하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하셨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본인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하며 곧이 곧 대로 나아가서 목적지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회사가 원하는 목표지점과 다르면 헛수고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인턴생활을 하는 동안 직원들과 대표님께 사소한 부분이라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질문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었다. 

  <대표님과 지점장님과 함께> <다른회사 대표님들과 함께>

- 좋은 인연들과 함께

2018년 가장 잘 한 일을 꼽으라고 한다면 베트남에 가겠다고 마음먹은 일이다. 베트남에서 김영수대표님을 만나게 된 것. 그리고 대표님의 마지막 인턴으로 남을 수 있게 되어 굉장히 영광스러웠다. 대표님 덕분에 4개월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스물 셋의 나는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대표님은 항상 식사자리나 약속이 있으실 때 인턴사원인 나를 데리고 가셨다. 아직 부족하고 어린 나지만 많은 분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듣게 하시려고 그랬던 것 같다. 대표님 덕분에 한국에서라면 만나 뵙지 못했을 법한 다른 회사 대표님 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 정말 좋은 조언과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표님 덕분에 호치민에 큰 애정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혼자라면 항상 외롭고 힘들었을 테지만 대표님께서 항상 챙겨주시고 신경 써주셔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베트남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대표님과의 좋은 추억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임은 분명하다.

대표님께서 내주신 과제 중 하나는 해외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이다. 처음 이 과제를 받았을 때는 굉장히 막막했다.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뿐더러 직접 회사에 찾아가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직접 담당자와 메일로 컨텍하여 미팅 시간을 정하고 회사에 방문하여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어려움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친한 선배가 생긴 기분이었다. 같은 전공, 같은 직종의 분들이셨기 때문에 평소에 내가 궁금했던 점이나 현재 겪고 있는 고민에 대한 상담도 잘 해 주셨고 그들의 경험담을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아무래도 대표님께서는 내게 이런 깨달음을 얻게 하려고 과제를 내 주셨나 보다.

<김영수 대표님과 함께>

- 베트남, 새로운 깨달음의 공간 

4개월이라는 기간이 이렇게 짧았나 싶을 정도로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처음에는 베트남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이 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생각보다 정이 많고 따뜻한 곳이다. 사실 이전에는 학점관리, 대외활동, 공모전 등 흔히 말하는 스펙 쌓기에 중점을 두고 정작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고 잘 알지 못했다. 현재 한국에 돌아와 가장 큰 변화된 점을 꼽으라면,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올바른 방향을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K-nomad program 이 꾸준히 지속되어 많은 후배들도 이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마지막 학기를 보다 뜻 깊게 보낼 수 있게 해주신 한철환 교수님과 김영수 대표님께 굉장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