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 한일경험 공유...축소사회 대비를"
-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 입력 : 2026-01-20 02:01:44
한경협-경단련 16일 부산 공동세미나
김세현 센터장 비자발급 권한이용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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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인협회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는 지난 16일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지역 발전과 한·일 민생 파트너십의 새로운 시대’ 세미나를 개최했다. 왼쪽 다섯 번째부터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하라 이치로 경단련 상무,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 장제국 동서대 총장,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 성희엽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 한경협 제공 |
지역 소멸에 대응하려면 지역 소멸을 먼저 겪었던 일본의 경험을 한국 상황에 접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구 활성화 정책과 함께 인구 감소를 전제로 한 ‘축소 사회’에 대비한 지역의 경제·생활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지난 16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종합정책연구소, 동서대와 공동으로 ‘지역 발전과 한일 민생 파트너십의 새로운 시대’ 세미나를 개최했다.
‘인구감소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세현 부산연구원 인구전략연구센터장은 출산율 중심 정책도 중요하지만 인구가 줄어드는 축소 사회를 전제로 지역의 경제·생활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단순 거주 개념을 넘어 통근·통학자 등 체류인구, 외국인 등록인구 등을 포괄하는 ‘생활인구’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수요에 맞는 외국인 인재 선발을 하도록 비자발급 원한을 이양하는 비자 제도 개선 공동연구, 한국의 동남권과 일본 규슈를 잇는 초국경 메가시티 구축 등을 한일 협력 어젠다로 제시했다. 후지나미 타쿠미 일본종합연구소(JRI) 수석연구원은 “결혼·이주 지원에 초점을 둔 정책만으로는 지역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며 “지역경제와 고용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이주하지는 않더라도 지역 내에서 활동하며 교류하는 ‘관계 인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기업 사례 발표를 중심으로 한 두 번째 세션에서는 유통·관광·제조·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의 지역 활성화 실천 사례들이 공유됐다. 김재권 롯데지주 지역협력팀장(상무)은 지역 활성화의 핵심은 지역을 ‘느끼고 기억하게 하는’ 소비와 문화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한 ‘유통과 문화, 관광을 결합한 인프라 투자’ 사례로 부산 오페라하우스와 영도대교 건립을 위한 기부, 부산 롯데월드 어드벤처 오픈, 부산 강서구 자동화 물류센터 투자 등을 소개했다. 김 팀장은 “스포츠·문화 교류, 체류형 관광 확대, 콘텐츠 공동 기획 등 생활·문화 분야에서의 한일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후지사키 료이치 ANA(All Nippon Airways) 종합연구소 지역연계부장 겸 이사는 지역에 ‘가보고 싶다’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관계인구와 유동인구 확대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민걸 ㈜파나시아 대표이사는 사람을 ‘데려오는’ 정책보다 사람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이사는 “스마트팩토리와 직무 고도화를 통해 지방에서도 대기업, 글로벌 수준의 커리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며 “공동 지방 제조 혁신 클러스터, 고령 기술자-젊은 엔지니어 교류, 환경 에너지 분야의 공동 글로벌 수주가 한일 협력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사사이 유코 ‘피아 종합연구소’ 이사 겸 소장은 방문·체류 수요를 확대하는 ‘집객형’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연장 인근 호텔과 연계한 숙박 패키지 판매, 공식 캐릭터를 활용한 포토스팟 운영 등 공연과 콘텐츠를 결합해 공연 이후에도 관람객이 지역에 머물도록 유도한 ‘피아’의 아레나 운영 사례를 소개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이날 세미나 개회사에서 “지방 소멸을 먼저 경험한 일본과 지역의 미래에 대한 해법을 고민 중인 한국이 협력해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방안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하라 이치로 경단련 상무는 “이번 세미나는 지역 활성화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경제단체 간 협력을 강화하고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의 장기적 발전 기반을 마련한다는 세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부산-후쿠오카 포럼’을 통해 두 도시를 하나의 경제·생활권으로 묶어보자는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인구 문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기업, 그리고 한일 양국의 협력이 어우러져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