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동서대학교 간호학과 23학년도 졸업생 박태진 입니다.
저는 졸업 후 곧바로 미국 간호사 면허시험(NCLEX-RN)에 합격하여 미국으로 건너왔습니다. 처음에는 Adult Day Health Care에서 근무하며 미국 의료 환경과 생활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고, 현재는 UCI Medical Center에서 투석 간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투석 간호사라는 목표를 세우게 된 계기는 조금 특별했습니다. 만학도로 시작했기에 한국에서 장기간 임상 경력을 쌓기보다는, 나만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전문 분야를 찾아 빠르게 미국 환경에 도전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현장에서 사용하는 의학 표현이나 업무 프로세스도 낯설어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고 필요한 간호를 제공하며 안전을 지키는 일, 즉 ‘간호의 본질’은 어느 나라나 같았습니다. 대학에서 배운 기본 간호 지식과 비록 짧았지만 한국 임상에서 쌓았던 경험은 현지 적응에 정말 큰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미국에서 일하며 느낀 가장 큰 차이는 '환자 대 간호사 비율'이었습니다. 한국에 비해 간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가 적어 환자 한 분 한 분께 훨씬 깊이 있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근무하는 투석 분야는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이 1:1 또는 1:2 수준이라, 응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다학제간(Multidisciplinary) 팀워크를 통해 즉각적이고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간호사를 전문직으로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우수한 근무 환경, 복지 혜택을 직접 경험하며 간호라는 직업을 바라보는 제 시야도 한층 넓어졌습니다.
돌이켜보면 미국에서 하나씩 배우고 적응해 나간 모든 순간이 간호사로서 저를 한 단계 성장시켜 준 소중한 자산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후배 여러분께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공부와 임상 경험을 절대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한국의 간호 환경이 많이 어렵고, 때로는 '태움'과 같은 부조리로 힘들어하는 뉴스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간호 업무 자체가 힘든 것은 견딜 수 있더라도, 부당한 환경 때문에 자신의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면 무조건 그 자리를 견뎌내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병원 규모가 조금 작더라도 내가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 소중한 임상 경력을 계속 이어 나가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당장은 해외 진출 생각이 없더라도, 학창 시절 배운 지식과 임상에서 차곡차곡 쌓은 경험은 언젠가 여러분이 새로운 길을 선택할 때 가장 든든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간호학과 졸업 후의 진로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다양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전공 공부와 실습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며 여러분만의 경험을 쌓아가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미국에서 계속 배우고 성장하며 자랑스러운 동문이자 좋은 간호사가 되기 위해 늘 노력하겠습니다.
동서대학교 간호학과 후배 여러분의 멋진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