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과 주메뉴
전체메뉴
조회 3,361
영어학과사무실 2010-10-12 15:02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 어학연수기
서 준우 (영어학과 05학번, Dongseo Honor Society 1기)
캐나다는 이전부터 내게 있어 가장 이상적인 나라 가운데 하나로 각인되어 있었다. 다만 기회가 없어 그저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캐나다 방문이, 'Dongseo Honor Society'의 일원으로서의 특혜를 통해 드디어 이루어졌다. 캐나다의 명문 앨버타 대학교(University of Alberta)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고 그곳에서 양질의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나에겐 정말 큰 행운이었지만 4개월간의 캐나다 생활이 나에게 준 선물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학교에서 주관하는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는 한 캐나다 가정에서 머물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그들의 자녀교육 가치관을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내가 머물게 된 도시 에드먼턴(Edmonton)이 60여개의 나라에서 온 많은 외국인들이 공존하는 국제도시였던 까닭으로, 나는 더욱 다양한 문화와 그 다양성이 공존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캐나다에서의 삶은 이렇듯 나에게 여러 가지 교훈을 남겨주었고 그것을 이제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영어교육 과정에서 나는 2개의 코스를 수강할 수 있었다. 각 코스의 강사들은 TESOL 자격을 겸비한 인물들로, 세계 각지에서 모인 다양한 학생들에게 영어라는 언어를 가르치는데 전혀 막힘이 없어보였다. 그들은 외국어 교수법에 정통해 있었고 어떠한 어려운 개념도 쉽게 풀이해내는 역량을 보였다. 학생들은 토론, 발표, 에세이 작성, 강의 요약, 문학 강독 등 결코 쉽지 않은 과제들을 소화해내며 영어 실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는데, 특히 한국에서 주로 수동적 교육만을 받아 온 나에게는 이러한 방식의 수업이 내가 지금껏 기르지 못한 사고력과 표현력을 크게 증진시킬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되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과의 교류 또한 값진 경험이었는데, 이 경험을 통해 외국인들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버리게 되었다. 어느 날, 몸이 안 좋던 나에게 가장 먼저 괜찮냐며 걱정해준 이들은 테러리스트의 이미지로 인해 세계 각지에서 불리한 대접을 받는 아랍계 학생들이었다. 깔끔하고 정중한 중국인들과 정이 넘치는 일본인들 역시 나의 좁은 편견 밖이었다. 나는 또한 에드먼턴 사람들의 매너에 대해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상당수의 외국인들이 함께 모여 사는 국제도시인 만큼 그곳의 예절과 매너는 세계 어느 문화권 사람들도 수용할 만한 깊이를 보였다. 심지어 아무리 보수적인 옛사람이라고 해도 이곳에서 불손함이나 무례함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으리라. 낯선 이들끼리도 눈이 마주치면 미소를 주고받고, 차보다는 보행자가 우선이며, 매일 아침을 모르는 사람과도 기분 좋은 인사로 시작하는 이곳에서 어느 누가 불손함과 무례함을 논할 수 있을까. 에드먼턴은 이렇게 나에게 평화적 공존이 가능한 이상적 도시 상을 보여주었다.
캐나다 가정에서의 생활에서 나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단 한가지였다. (애완용 아기 고양이를 포함하면 사실은 두 가지였지만) 그것은 바로 자녀교육이었는데, 사실 이것이 캐나다 전체의 가정들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이것이야말로 캐나다의 선진 시민의식의 근본적 뿌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들은 매일 저녁식사를 하며 서로의 일과에 관해 담화를 나누는데, 단순한 수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토론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어보다는 격식이 덜한 영어의 특성 때문인지 부모자녀 간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활하다는 느낌 또한 받았다. 지식과 경험의 차이에 관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이들은 어른들과 같은 대접을 받는 것으로 여겨졌는데, 심지어 부모들은 자식들의 충고를 귀담아 듣는 겸손함까지 보였다. 때때로 아이들이 큰 잘못을 하였을 경우 캐나다의 부모들은 매를 들지 않는 대신 논리적으로 아이들의 잘못에 대해 하나하나 집어주어 그들이 스스로 반성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고 한다. 이는 자녀들의 논리적 사고력과 자각심을 끌어올려주는데 그 목적을 두는 교육법으로, 이러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건강한 자아를 확립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귀국한 지 어느덧 한 달이 넘었다. 되돌아보면 캐나다에서의 4개월은 정말 한 순간의 꿈처럼 짧았다. 평화로운 도시에서 친절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던 기분 좋은 꿈, 그런 꿈같은 기억으로 나의 첫 해외연수 경험은 남아 있는 것이다. 비록 캐나다 전체를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에드먼턴에서의 생활만으로도 연수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는 모자람이 없었다.
글로벌 시대에 앞장서 나가는 우리 대학은 해외의 여러 대학과 자매결연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공부하는 언어와 분야에 따라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러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여러 국가로의 학점인정 어학연수 혹은 교환학생으로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보다 많은 학생들이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하여 지식을 쌓고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잡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끝맺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