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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 취업수기 – 영어학과 09학번 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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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학과 2024-10-17 14:41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으로 일하다 – 영어학과 09학번 김*경

안녕하세요!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외시장분석센터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게 된 김*경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부산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로 진학하여 동서대학교 영어학과 후배들을 위해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저는 부산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에 진학하여 석사학위를 받은 후 올해 해양·수산·해운·항만·물류 분야의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원으로 취업하였습니다.

제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게 되면서 ‘학부 때 전공하였던 영어학과 복수 전공하였던 국제관계학은 나의 연구 분야와 이제 관계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해외시장분석센터에 취업하여 국내 수산물·수산식품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해외시장 트렌드를 분석하는 일을 맡게 되면서, 제가 학부에서 전공했던 영어, 국계관계학, 대학원에서 전공했던 경제학 모두 저에게는 필요한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의 자리를 잡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대학 생활을 할 때도, 대학원 생활을 할 때도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하기도 했었고 방황도 했었습니다. 동서대학교를 졸업한 지 거의 10년이 넘은 제가 겪어온 경험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첫 번째는 나는 어떤 일을 좋아하는가?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싶은가?”를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넉넉하지 못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대학생 시절에 아르바이트를 정말 많이 하였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학업과 아르바이트와 같은 교내 근무도 병행했었습니다. 오랜 시간 공부도 해보고 일도 해보니 제가 어떤 사람인지 깨닫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어떤 일을 할 때 재미있어 하는지, 어떤 일을 못 견뎌 하는지, 제가 어떤 부분에서 강점이 있고 약점이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이 파악되어야만 어떤 분야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일할지 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이 있다면 적은 시행착오로 내가 원하는 일을 선택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에너지를 많이 뺏겨서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또한, 일이나 공부를 주체적으로 찾아서 하는 경향이 있어 어떤 정보를 받아들일 때 사소한 것에서부터 ‘왜?’라는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고듭니다. 제가 이러한 성향이 있다는 것은 대학원에 가서 알게 되었고 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성향들이 연구직에 잘 맞았고, 하루 종일 독방에서 혼자 일하는 것 역시 저에게는 최고의 근무 환경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경험과 아르바이트 등을 해보시고 자신의 성향을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제가 대학생일 때 같은 과 후배가 저에게 “언니는 대학원을 가야할 것 같아요”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때때로 내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이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변 가까운 사람들이 보는 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지레 겁먹지 말고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가 경험해보니 시험이든, 면접이든 나의 대진표나 대진운을 미리 알 수 없으며 기회가 언제, 어떻게 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제 대학원 후배들이나 저도 면접을 보기 전에 당연히 불안하고 초조했으며 면접을 보고 나서도 붙을 거란 확신은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다들 합격을 하였고 그게 곧 새로운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쿨(cool)함과 열정을 함께 가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좋은 회사에 내가 합격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은 당연히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지원할 기회가 있다면 최대한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10군데 지원하는 것보다는 15군데에 지원하는 것이 나의 가능성을 알아봐 줄 회사 한 곳을 찾는 데에는 더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여러 곳에 지원하였다면 시간차별로 서류 및 면접을 준비해야 합니다. ‘여기는 내가 더 가고 싶은 회사니까, 여기가 연봉이 더 세니까’란 이유로 단 한 곳이라도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시간과 에너지의 제약이 있을 수는 있지만 여러 곳의 면접을 보더라도 여기가 유일하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면접 바로 전까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면접장에 들어가서는 ‘면접관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 면접을 잘 보고 싶다’는 마음과 욕심을 버리고 ‘나’를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편하진 않겠지만 최대한 편하게, 여유 있게 면접을 보시기 바랍니다. 제 경험상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은 결국 실수를 부르고 면접을 더 못 보게 되는 마법이 있었습니다. 없는 여유도 있는 것처럼 면접을 보고 나와서는 면접 본 사실을 잊고 다음 면접이나 다음 서류 지원에 집중하시면 됩니다. 생각처럼 쉽진 않겠지만 의식적으로 그런 척을 하고 마인드 컨트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야 다음 서류 지원과 면접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저는 생각이 많고 실패가 두려워 쉽게 도전하지 못했었습니다. 이렇게 겪어보고 되돌아보니 지원하는 것, 그냥 한 번 해보는 것, 간절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여유롭게 시도해보는 것은 정말 중요한 태도인 것 같습니다.

세 번째, 내가 가장 배려해야 할 사람은 입니다.

내가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사람도 나이고 내가 가장 보듬어줘야 하는 사람도 나입니다. 내가 처한 환경이 불안정하고, 취업 준비가 힘들고 이 기간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도 끝은 있습니다. 내가 처한 상황과 주변 사람 – 특히 가족들이 나의 마음을 힘들게 하거나 나를 자꾸 벼랑 끝으로 몰아붙일 때 나 자신이 그 편에 서서 나를 더욱 채찍질할 필요는 없습니다. 바쁘고 힘들고 여유가 없는 중에도 내가 좋아하는 취미를 할 수 있고, 소중한 사람과 여행도 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금요일 저녁만큼은 가족들과 맛있는 저녁을 먹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볼 수도 있습니다. 저도 대학생 때와 대학원생 때 금전적,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어 자신을 돌볼 시간이 많이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부할 때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할 때 열심히 – 무언가를 할 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다면 열심히 노력한 나에게 숨 쉴 시간을 주는 것은 내가 지치지 않고 오래 갈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지금의 현실이 버겁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사소한 것들로 나 자신을 지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취직을 했다면 워라밸은 중요하지만 중요하지 않습니다.

취업이 끝이 아닙니다. 일에 있어서 내가 성장하고 싶다면 입사 초기에는 정해진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습니다. 칼퇴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내가 맡은 일을 문제없이 해냄과 동시에 취직 후에도 업무와 관련된 공부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일에 너무 매몰되어 나의 건강을 위한 규칙적인 운동, 식사, 수면시간, 가족과의 시간 등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나의 건강과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한 시간은 철저히 지키되 업무 외의 시간을 투자하여 업무에 관해 공부하는 것은 필요하고 그것이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저는 대학원을 다니면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연구원을 목표로 공부하거나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취직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에 채용 공고가 떴었고 제가 지원했던 세 군데 중 제일 처음 면접을 본 곳입니다. 결과는 미리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결과를 걱정하고 결과만을 생각해서 지금을 괴롭게 지내는 것보다는 지금의 과정을 즐기고 훗날 내가 그 시기를 돌아봤을 때 행복한 기억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취업을 하고자 하는 분야와 준비해야 할 것이 다 다르고 요즘은 정보가 많아 취업에 관한 스펙과 내용은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님들이 더 잘 알 것이라 생각해, 취업에 관한 내용보다는 제가 겪은 시행착오에서 아쉬움이 남았던 점들에 대해 얘기해 보았습니다. 영어학과 후배님들이 잘 해낼 것으로 믿고 항상 여러분 자신을 믿으며 최선을 다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