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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중국 중원 노리는 부산발 무술 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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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과 2015-02-16 10:12

중국 중원 노리는 부산발 무술 난타 '하이커(HIKER)'

 

▲ 언어의 장벽이 무너지면 관객은 무한대로 확장된다. 넌버벌 퍼포먼스 '하이커'에선 화려한 무대와 현란한 몸짓이 언어를 대신한다. 14일 시연회의 한 장면. 퓨그아트 제공

 

'난타',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에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넌버벌 퍼포먼스(대사 없이 몸짓과 소리로 연기하는 극)가 부산에서 탄생할까?

서유기의 무용담을 현란한 '이소룡 무술'로 보여주는 넌버벌 퍼포먼스가 부산에서 제작됐다. 동양권에 친숙하고, 서양에는 판타지의 주인공인 손오공을 내세워 중국과 뉴욕 브로드웨이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지난 14일 센텀시티 동서대 소향실험극장에서 부산 연극계와 뮤지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이커(HIKER)' 개발자 시연회가 열렸다. '하이커'는 손오공이 삼장법사를 수행해서 서역의 불경을 가지러 가는 여정에서 요괴를 만나 겪는 기상천외한 모험담을 화려한 액션 신으로 풀어낸 것이다.

손오공과 액션의 만남 '하이커'
14일 소향아트홀서 시연회
마샬아츠·극단·대학이 협업
유커 겨냥한 '넌버벌 퍼포먼스'


'하이커'는 산학협동 방식에다가 지역의 연극과 무술퍼포먼스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한 것이 특징이다. 동서대 뮤지컬과 창업동아리 '비디오 프로젝트'에서 제작을 맡고, 마샬아츠팀 '윈즈'와 극단 이스트워크에서 공동 연출했다.

프로듀서를 맡은 동서대 뮤지컬과 오세준 교수는 "한국 뮤지컬 시장, 특히 지역 뮤지컬 시장은 포화상태"라면서 "언어의 장벽이 없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넌버벌 퍼포먼스로 해외시장을 겨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극중 배우들은 시종일관 고난도의 쿵푸를 선보인다. 서양에서 '동양남자'의 아이콘이 되고 있는 이소룡 무술이 가장 주된 퍼포먼스.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 어필할 만한 요소를 갖춘 셈이다. 오 교수는 "관객들이 두 번, 세 번 찾을 수 있도록 탄탄한 스토리 위에 무술을 얹어 넌버벌 퍼포먼스의 새로운 부흥을 이끌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신생극단 이스트워크 구자민 대표는 "'난타'가 리듬에,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가 댄스가 중점을 뒀다면 하이커의 강점은 스토리"라고 말했다. 실제로 넌버벌 퍼포먼스 시장의 흐름은 귀를 자극하는 리듬에서 탭댄스, 비보잉 따위의 동작으로 중심축이 이동했다. 그리고 소리와 동작을 접목한 서커스가 유행한 뒤에는 새로운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시연회에 참석한 한 연출가는 "사실 뉴욕의 브로드웨이를 지탱하는 것은 뉴욕 시민이 아니라 매년 공연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라면서 "유커(遊客)를 위한 콘텐츠를 중점적으로 개발한다면 부산 뮤지컬 시장의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커'가 기존의 해외시장용 공연과 다른 점은 미국이나 유럽시장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을 겨냥한다는 점이다. 손오공이라는 소재를 택한 것도 중국인들에게 친숙하고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하이커'는 수정·보완 작업을 거쳐 상반기에 부산 무대에 올려져 부산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조소희 기자s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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