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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8 00:00
(인터뷰는 VFX 트랙 고재혁 교수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최사랑: 캐나다 밴쿠버에 '더블 네거티브(Double Negative)'라는 회사에서 컴퍼지터로서 일하고 있는 최사랑입니다.
정상현: 저 역시 밴쿠버 더블 네거티브에서 일하고 있는 정상현이라고 합니다. 포지션은 컴퍼지터입니다.
최사랑: 같은 회사인데 영국보다는 캐나다에 회사가 더 많아서, 어차피 저희는 계약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니까 회사가 많은 쪽으로 옮겼어요.
최사랑: 같은 회사이기 때문에 포지션을 구하는 공고를 더 빨리 알 수 있어서 그만큼 지원도 더 빨리 할 수 있었어요.
정상현: 그리고 그 당시 더블 네거티브 런던에서 밴쿠버 지사를 만든다고 했을 때 런던에 있는 사람들을 보내는 시기여서 때마침 지원하여 가게 되었습니다.
정상현: 제가 한국에서 일했을 때 제일 처음 다닌 회사는 '모팩'이었고, 여기저기 다른 회사에 다니다 지금의 '디지털 아이디어'라는 회사에서 마이웨이, 차이니즈 조디악, 아저씨, 악마를 보았다 등 여러 작품의 작업을 하다가 해외 진출의 꿈을 안고 회사를 그만둔 후에 영어를 배워서 처음 가게 된 회사가 더블 네거티브 런던입니다.
정상현: 어렸을 때 쥬라기 공원이라는 영화를 본 후 영화 CG를 해야겠다는 꿈을 가졌습니다. 대학 진학 당시에는 프로덕션을 전공할 학교가 없어서 다른 학교에 있다가 동서대학교 1회 학생으로 편입하게 되었어요. 학교에 다니며 작업한 첫 영화가 중천이라는 작품이었고, 그러다 컴퍼지터라는 포지션을 처음 잡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컴퍼지터는 3D, 매트 페인팅, FX 등 모든 파일을 가져와서 최종적으로 작업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컴퍼지터라는 포지션이 굉장히 매력적인 포지션이라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최사랑: 입학하기 전 학교를 선택할 때 학교 투어로 동서대학교에 오게 되었는데, 그때 교수님들께서 작업하신 것들을 보고, 입학할 때부터 특수영상연구회에 들어갈 목적으로 왔어요. 그래서 친구들과 연구실에서 지내며 밤도 새워가면서 같이 작업하곤 했어요.
최사랑: 일단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졸업을 하고 회사를 가면 (VFX 분야가)수요가 적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저희가 회사를 들어갈 즈음에는 이미 조금 커진 상태였고 대우도 별로 좋지 않은 데다가 일하는 환경 등이 혼자서 생활하기에는 괜찮았는데 결혼을 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어요.
정상현: 그래서 부모님에게서 독립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회사에서 나오고 싶다고 원래 생각했던 것이 맞물려서 나오게 되었고, 아예 정리를 한 후 영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필리핀과 호주를 거쳐서 런던에 처음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최사랑: 회사에 다니면서 영어를 배우기는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하나에 올인을 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정상현: 회사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다시 취업하기 전까지 1년 8개월 걸렸습니다.
최사랑: 그동안 일에 너무 치여있었고, 다 정리를 하고 갔기 때문에 전세금을 뺀 것 등 수중에 돈이 많이 있어서 처음 6개월은 마냥 좋았어요.
정상현: 놀면서 여행도 다니고 영어도 배우다가 1년 6개월 넘어가면서부터 손을 놓은 지도 그만큼 되었고 인터뷰도 몇 번 실패한 경험도 있다 보니 초조해지기 시작해서 2년을 넘어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마침 그 시기에 지원을 받는 회사들이 많아서 인터뷰를 봤는데, 그렇게 '더블 네거티브'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정상현: 일단 컴퍼지터로 이야기를 하면 보통 우리나라는 로토와 컴퍼지터로 많이들 이루어져 있는데, 외국은 로토 다음에 프랩이라는 단계가 중간에 있고 그다음에 컴퍼지터를 하게 되어있습니다. 외국에 처음 왔을 때 익숙해지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프랩이라는 자리를 받았는데, 한국에 있을 때는 그런 일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너무 적응이 안 되어서 한 2주 동안은 고생을 하다가 컴퍼지터로 넘어간 후로 물 만난 고기처럼 작업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샷 개수가 다른데, 외국은 보통 한 영화당 컴퍼지터 같은 경우 10컷에서 30컷 사이인데, 한국 같은 경우는 50컷 이상에 심지어는 100컷이 넘어갈 때도 있었어요. 인터뷰할 때 이러한 영화를 작업해서 한 100컷 이상을 했다고 하면 외국 사람들은 놀라요. 말도 안 되는 일을 한다고. 외국은 샷 개수도 적고 그만큼 집중해서 퀄리티를 높이라고 말해요. 무엇보다 할리우드 영화를 한다는 자부심이 굉장히 많습니다.
정상현: 런던 같은 경우는 물가가 굉장히 비싸고 영국 자체는 오버타임이 법적으로 없어요. 그런데 캐나다는 오버타임이 있어서 많은 사람이 동경하는 곳이죠.
최사랑: 아무래도 런던은 유럽이니까 여행하기가 무척 좋고, 캐나다는 살기가 좋지만, 세금이 센 편이에요. 그래도 한국에서 버는 것보다 훨씬 많이 버니까 좋아요.
정상현: 저 역시 원래 유학을 생각하고 문서까지 다 보낸 상태였는데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가지 못하고 한국 회사로 취업했다가 지금 해외 회사에 취업했어요. 굳이 유학을 가지 않으셔도 지금은 한국에서 경력을 쌓고 영어만 조금 배워서 해외로 나갈 수 있으니까 돈 많이 들여서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최사랑: 너무 힘든 직업인데 특히 여성들에게는 더욱더 힘든 직업인 데다가 한국에서는 밤샘 작업도 많은데, 외국은 조금 더 나아요. 보통 10시가 야근인데 야근을 하지 않는 날이 더 많고, 주말에도 될 수 있으면 근무를 하지 않는 쪽이에요. 좌절하지 말고 기회를 본인이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