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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학과 2015-09-08 08:51
‘할 수 있다’를 알려줬던 모험,산동 어학연수
20120450조가원
내가 산동 어학연수를 가게 된 것은 갓2학년이 됐을 무렵이었다. 현지 중국인들과 대화 한 번 해본 적 없고, 책에서만 배우던 중국어를 입으로 말해야 했던 그때, 산동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모험’이나 다름없었다.
산동대학교가 있는 제남에 도착하자마자 주변 지리를 파악하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리고 제남의 공기가 굉장히 안 좋다는 것은, 도착3일 만에 심한 목감기에 걸린 뒤 알게 된 사실이었다. 상태가 나빠 친구들과 무작정 큰 병원에 찾아갔다. 중국어에 있어 유아기나 다름없던 우리에게 그것은 엄청난 고난이었다. 접수는 물론이고, 의사 선생님의 말조차 알아듣기 힘들었다. 그 날 깨달았다. 중국어를 내가 너무 얕봤구나. 나는 아직 한참 부족하구나. 그때부터 더 열심히 중국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친구들보다 한 단계 높은 반에 배치되고, 첫 수업을 들은 나는 다시 한 번 낙담했다. 외국인 친구들은 중국인 선생님의 말을 무리 없이 알아듣고 대답하는 반면, 나는 알아듣기조차 어려웠다. 내가 왜 이 수준의 반에 오게 된 걸까, 그냥 다른 반으로 옮겨버릴까, 하고 의욕 없이 고민하던 나는 ‘이렇게 된 거, 그냥 열심히 들어보자.’ 하고 무작정 수업을 듣기로 했다.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기숙사에서 숙제를 하고 그날 배운 내용을 간단히 복습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어느 날부터인가 내가 선생님의 말을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의욕을 되찾아 더 열심히 수업을 들었고, 그 학기에 좋은 성적으로 산동대 장학금을 받고 귀국했다.
산동에서의 어학연수는 ‘할 수 있다’ 를 경험으로써 깨닫게 해주었다. ‘내가 언제 중국인들 말을 알아듣게 될까?’ 하던 나는 택시기사 아저씨와 농담을 하기도, 기차역에서 중국인 아저씨와 카드게임을 하기도 했다. 지금 산동을 떠올리면 고향과도 같은 아련한 느낌이 든다. 외국인 친구들과 수업을 듣고 많은 중국인을 접할 수 있었던,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을 안겨줬던 산동. 만약 누군가 산동 어학연수를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그곳으로 떠나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