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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기념 학부모 초청 진로설명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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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트로닉스 2015-05-07 14:04

 

어버이날기념 학부모 초청 진로설명회 개최


2~4학년 재학생 학부모 500여명 참석


교수·대학당국·학부모 자녀들 밝은 미래 위해 함께 고민

 

 

어버이날 시/수필/UCC 공모전 시상식도 열려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이보영 학생의 수필 ‘곶감’이

최우수상에 선정 <상장, 50만원 여행상품권 2매>

 

 

-미국 SAP 연수 중 명절 때 느낀 쓸쓸함과

지금껏 해외여행 한번 못했지만 자식은

미국 유학까지 보낸 엄마의 마음을 다룬 수필-
 

5월 1일 개최된 어버이날 기념 학부모 초청 진로설명회에서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장제국 총장과  시/수필 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이보영 학생의 부모님이 사진 한 컷을 남기고 있다.


사연은 설날이던 지난 2월 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SAP(Study Abroad Program)를 통해 미국 호프국제대학에서 연수 중이던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4학년 이보영 학생.


가족과 떨어져 난생처음 명절을 이국땅에서 보내게 된 이보영 학생은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고 한국에 있는 엄마와 영상통화를 했다.


공허한 마음과 호프국제대학 합창대회에서 맛봤던 씁쓸한 추억도 엄마에게 털어놨다.


엄마는 “미국에서 함께 있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그런데 엄마는 처음으로 속마음을 보였다. “난 아직 평생 외국여행 한번 못해봤다. 더 나이 들기 전에 해외여행을 한번 가봐야겠다”고.


딸은 그때서야 자신의 이국생활 쓸쓸함은 사치에 불과함을 절감하고 “아는 사람이 50만원으로 보라카이 여행을 다녀왔는데 비용도 싸니 보라카이에 가보면 어떻겠느냐”고 추천했다.


하지만 엄마는 한참동안 망설이더니 “아직 50만원은 부담스럽다. 다음으로 미뤄야지”라고 했다.


딸(이보영)에게 매달 용돈으로 50만원을 보내주고 있으면서 그 돈이 아까워 망설이는 게 엄마라는 존재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엄마는 “딸이 돌아오면 먹일 것”이라며 냉동실에 잔득 쌓아둔 한우랑, 곶감이랑 휴대폰으로 비추며 보여줬다. 곶감은 식구들 중에 이보영 학생 밖에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이 스토리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 4학년 이보영 학생이 곶감이라는 제목으로 쓴 수필이다. 이 작품이 동서대 교양교육원이 주최한 2015년 어버이날 시/수필/UCC 공모전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최우수상에는 50만원권 여행상품권 2장과 상장이 주어줘 이보영학생의 ‘어머니 해외여행 보내주기 소망’이 기적처럼 이뤄졌다.


교양교육원은 4월 28일 이번 공모결과를 발표했다. 수필 5작품, UCC 3작품 등 총 8작품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우수상은 ▲수필 아버지의 편지(임상병리학과 박준형)▲UCC 어머니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디자인학부 곽나경, 여유미)이 선정됐다.


우수상은 20만원 여행상품권 2매, 장려상은 4만5천원 뷔페식사권 2매가 주어졌다.

 

 

◆ 어버이날 기념 학부모 초청 진로설명회

 


진로설명회에는 2~4학년 재학생 학부모 520여명이 참석했다. 신입생 학부모 초청 대학설명회는 지난 4월 8일 있었다.


이날 초대된 학부모들은 각 전공 교수들을 만나 자녀들의 진로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고,  교내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이어 진로설명회는 홍보비디어 시청, 기도, 우수졸업생 인터뷰 영상, 축하공연(레이저쇼·양궁시범·교수중창단), 어버이날 시/수필/UCC 공모전 시상식, 교수소개, 총장 특강,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2015년 어버이날 시/수필/UCC 공모전 최우수상 작품 

 

응모부문 : 수필
제목       : 꽂감(곶감)
수상자    : 이보영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4학년)

 

 된장 냄새 못 맡아 본지도 오래다. 그리고 나는 향내 하나 나지 않는 설을 보냈다. 떡국도 먹고 싶고 엄마가 직접 삶은 수육도 먹고 싶다며, 룸메이트들은 휴대폰을 들고 입맛을 다셨다. 영상통화로나마 보는 머나 먼 한국의 설은 화목해 보였다. 나 또한 부모님과 통화를 하기 위해 휴대폰을 들었다.

 

 SAP에 합격해 미국에 온지도 벌써 수개월이 지났다. 외국인과 생활 한다는 설렘 뒤엔 큰 공허함이 있었다. 새해가 되자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던 외국인 친구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텅 비어버린 큰 기숙사는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 보내는 설을 외롭게 만들었다.

 

 얼마 전에도 이런 외로움을 겪어 본 것 같은데.. 그 때 문득 장롱에 걸린 긴 원피스가 눈에 띄었다. 그 원피스를 입고 호텔에서 합창 공연을 할 때였다. 넓은 강당이 노래와 박수로 가득 찼다. 합창단은 마치 체스판처럼 금발, 흑발이 한데 모여 노래했다. 하지만 모든 노래가 끝나자 약속이라도 한 듯 두 부류로 나뉘었다.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기다리는 가족들 품으로 달려가는 외국인 그리고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던 우리들로. 우린 갈 곳 잃은 새끼마냥 무대 주변만 맴돌며 서로 축하를 나눴다. 그 축하는 씁쓸했고, 품에 없는 가족들의 빈자리는 공허했다.

 

 “아이고 우리 이쁜 딸!”

 

 휴대폰 화면에 엄마의 반가운 얼굴이 가득 찼다. 두 눈에 채워 넣기 벅차서인지 눈동자에 비친 엄마를 눈물이 밀어냈다. 반대편에서도 내 얼굴을 보겠다고 서로 작은 카메라 앞에 얼굴을 들이 밀었다. 전부 내 얼굴을 보며 연신 손을 흔들었다. 나는 혹시나 눈물을 들킬 새라, 어서 새로운 얘기를 꺼냈다. 마치 어린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자랑하듯 끊임없이 휴대폰에 대고 조잘댔다. 물론 합창단 얘기도 빠지지 않고 했다. 엄마는 미국에 없는 자신이 정말 잘못이라도 한 것 마냥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예상치 못한 사과에 쏟아져 나올 것 같은 눈물과는 달리 말문은 틀어 막혔다.

 

  내 말을 듣기 바빴던 엄마는 드디어 자신의 얘기를 꺼냈다. 아직 외국에 나가본 적이 없어 더 나이 들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 해외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들었던 엄마의 소원에 나는 입 달린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어찌할 줄 몰라 입 안에서 말을 굴리던 중, 얼마 전 들었던 보라카이 여행이 떠올랐다. 아는 동생이 한국에서 50만원으로 보라카이 여행을 값 싸게 다녀왔다는 것이다. 나는 자랑스레 엄마에게 추천했다. 하지만 활짝 필 줄 알았던 엄마의 입고리가 잔잔했다. 50만원에 500번도 망설이는 듯, 엄마는 한 참 초점을 잃었다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에이, 아직 50만원은 부담스러운갑다. 다음으로 미뤄야지”

 

  50만원, 내가 미국에서 달마다 받고 있는 용돈. 엄마의 머릿속 숫자 개념은 분명 달랐다. 엄마 자신에게 쓰기엔 50만원이 그리도 컸던가? 딸을 미국에 보내기 위해 들였던 돈은 그 몇 십 배 일 텐데. 제 외로움을 털 때는 한 시도 가만히 있지 않던 주둥이가 옴짝달싹 못했다. 그리곤 애꿎은 입술만 잘근잘근 씹어댔다.

 

  영상통화 화면에 내 기숙사 장롱이 보였다, 나는 몸을 살짝 기울여 장롱을 가렸다. 그 안엔 친구들을 위해 사둔 기념품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님 기념품이라곤 몇 푼 않는 아빠의 미제 라이터가 달랑이였다. 엄마에게 사줄 생각으로 들었던 핸드백은 너무 비싸 내려놓았었다. 사실 그리 비싸지 않았던 것 같기도 했다. 그저 조금 더 싼 걸 고르려고 망설였던 내 모습, 50만원 여행에 망설이는 엄마 앞에서 꼭꼭 숨기고 싶었다.

 

  내가 한 동안 말없이 입을 꾹 다물고 있자, 엄마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냉동실 문 앞에 서서 내게 물었다. 이 안에 뭐가 있을 것 같노? 라고 묻는 입고리가 아주 예쁘게 활짝 폈다. 엄마는 자신 있게 냉동실 문을 열며 휴대폰 카메라로 그 안을 구석구석을 비췄다. 그 곳엔 언제부터 얼려 놓은 지도 모를 음식들이 지퍼백에 담겨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한우 먹을 때 내 생각 나 얼려 둔 쇠고기, 내가 좋아하는 가래떡, 모두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들이었다. 특히나 엄마는 곶감을 꺼내 자랑했다, 우리 집엔 나를 제외하곤 곶감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우리 부모님의 옆자리엔 항상 내가 채워져 있었다. 언제 어디서든 내 빈자리란 없었다. 미국에 와서 외로움을 느끼고서야 그들의 빈자리를 인식한 나와는 달랐다. 10시간 이상의 시차 때문에 자신의 잠을 아껴가며 나와 통화하던 부모님, 내가 올 날만을 기다리며 하나씩 얼려두었던 음식들. 마치 냉동실에 얼려져 상하지 않는 곶감처럼 그들의 사랑은 썩지도 변하지도 않았다. 뒤늦게나마 깨달은 내게 새로운 계획이 생겼다. ‘엄마 해외여행 보내주기’ 그리고 ‘부모님을 위한 기념품 다시 사기’로. 하지만 그것마저 곶감 옆에선 한없이 초라하다.

 

  난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을 품에 꼭 끌어안았다. 그 어떤 꽃보다 향기로운 곶감의 향이 코끝을 붉게 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