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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AI 시대··· 교육의 핵심은 '선택과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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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5-08-14 14:13

벤 넬슨 미국 미네르바대학 설립자,
AI 시대, 교육의 핵심은 '선택과 판단'
2025.08 부산일보 기사 발췌 (이상배 기자)

· 동서대와 융합형 인재 양성 등 협력
· 전 세계 창의예술교육 새 모델 기대
AI(인공지능)는 앞으로 몇 분 만에 수많은 해법을 내놓을 수 있지만, 그 중 최적안을 고르는 건 인간만이 할 수 있습니다. 미래 인재 교육의 목표가 바로 이 ‘선택과 판단’ 역량을 기르는 데 있는 이유입니다.”

미국 미네르바(Minerva)대학은 지난 4년간 세계혁신대학 순위(WURI)에서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스탠퍼드대학, 아리조나주립대(ASU) 등 명문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물리적 캠퍼스 없이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포럼(Forum)’을 통해 전 세계 도시를 순회하며 수업하는 독창적인 운영 방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입학 경쟁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대학으로도 꼽힌다.

이 대학을 만든 이는 미네르바 프로젝트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벤 넬슨이다. 그는 지난 11일 부산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부산일보〉 취재진과 만나 AI 시대 교육의 본질과 한국 고등교육의 과제를 짚었다. 이번 넬슨의 부산 방문은 동서대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넬슨은 오늘날 한국의 고등교육의 구조적 문제로 세 가지를 꼽았다. △학생이 배운 것을 한 시점에만 평가하고 강의를 통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수업 방식 △과목 간 연결이 부족해 개념을 충분히 반복하고 숙달할 기회 부족 △배운 것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지보다 특정 상황에서 기억하거나 한 번 적용하는지를 확인하는 평가 방식이다. 넬슨은 “많은 대학이 한 학기 15주 안에 개념을 가르치고 곧바로 다음 과목으로 넘어간다. 현실에서는 다양한 맥락에서 반복적으로 적용해야 하지만 배움 과정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AI의 발전은 이러한 한계를 더욱 부각시킨다고 했다. 넬슨은 “AI는 인간의 생산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일 수 있지만, 대안을 고르고 실행 방향을 정하는 능력은 AI가 대신할 수 없다. 그래서 더 엄격하고 정교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대학이 서구의 전통 강의식 모델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교수법·커리큘럼·평가 전반을 재설계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미네르바대학이 가진 독특한 학습 구조다. 넬슨은 “우리는 과목 간 연계를 설계하고, 같은 개념을 여러 수업에서 반복·확장해 평가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데이터 기반 온라인 플랫폼”이라며 “이는 단순한 화상 강의가 아니다. 학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학생이 얼마나 넓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네르바대학은 학생 선발 철학에서도 기존 대학과 차별화를 뚜렷이 한다. 넬슨은 “우리는 전 세계에서 재능 있고 성실한 학생을 찾는다. 단순히 시험 점수나 성적표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지원자의 학문적 잠재력과 끈기, 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태도를 다각도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네르바대학은 독자적인 절차를 통해 선발하지만, 파트너 대학들은 각자의 상황과 목표에 맞춰 입학 기준을 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네르바 프로젝트는 전 세계에서 새로운 대학을 설계하고, 기존 프로그램을 개혁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날 넬슨이 부산을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네르바대학과 동서대는 2027년 출범 예정인 ‘스텔라예술대학’의 교육 시스템을 공동 설계·실행할 예정이다. 동서대는 디자인대학, 임권택영화예술대학, 미디어콘텐츠대학을 통합해 AI 시대 융합형 창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넬슨은 “세계 최초로 미네르바 방식이 창의예술 분야에 적용되는 사례를 부산에서 시작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창의예술교육의 본보기가 될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