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및 체험담


2007-타이쇼 어학연수 체험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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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학과 2010-09-16 11:33

오늘은 장학금 수여식이 있는 날이다. 이 날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총 7명으로 6월초에 이에 대한 면접과 심사를 거쳐 7명 전원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대정대에서 장학금을 받는 조건은 연수 참가 전 우리 학교에서 실시되는 사전교육과 수업에 대한 출석과 JPT점수 그리고 면접이다. 이 날 수여식에는 대정대 교수님 5분과 국제센터 관계자 분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루어졌다.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수여되고, 이번에 참석해 주신 교수님들이 각기 유익하고 앞으로의 유학생활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유익한 얘기를 들려주셨다. 특히, 독일의 셔우먼 교수님은 자신이 겪었던 일본에서의 유학시절 힘들었던 경험, 좋았던 경험을 학생들에게 조리있게 말씀해 주셔서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장학금은 모두가 유익한 곳에 쓰리라고 다짐하면서 30여분의 장학금 수여식은 끝났다.

6월 19일

오늘은 게이오대학에서의 세미나가 있는 날이다. 게이오대학의 카시오교수님의 초대로 참가하게 되었는데, 단순히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측 학생들과 동일하게 주제를 정해 원고를 작성, 발표하게 되었다. 주제는 한·일 축제를 통한 문화비교와 한국의 폐인문화로 정하여 원고를 작성하였다. 물론 원고 작성에는 대정대학의 튜터 학생들이 여러모로 도와줘서 한 층 더 다듬어진 내용으로 발표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발표당일에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배부해야 할 각 자료에 스템플러를 찍는 작업을 게이오대학으로 가는 전차 안에서 하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세미나 시작시간에 10분 정도 늦게 도착하였지만, 교실 안은
그야말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우선 우리들은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하고 뭔가 화제가 될 만한 얘기를 하거나 농담을 하면서 일본 측 학생들과 얼굴을 익혔다. 일본 측 학생들은 한·일 내셔널리즘과 재일한국인에 관한 다소 무거운 주제로 발표를 하였고, 우리 측 학생들도 원고를 읽어내려가는 목소리가 다소 긴장한 듯 느껴졌으나 문제없이 발표를 마쳤다. 중간중간에 펼쳐진 질의응답시간에는 아까와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예리하고 발표자를 당혹하게 하는 질문들과 열띤 토론이 이루어져서 놀랬다. 우리는 긴장과 긴장 속에 3시간이라는 시간이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듯 하였다. 다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돌아온 교실 안에서 밝은 얼굴로 수고하셨습니다를 외치는 것을 보고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하는 일본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세미나가 끝나고는 다 같이 회식이 예정되어 있었다. 회식장소에 도착하여 술을 마시는 사이 여태까지 원고작성이나 발표준비를 하면서 힘들었던 기억들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학교 레포트를 쓰는 게 고작이었던 우리가 세미나 발표라니. 힘들고 짜증도 났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보람되고 무엇보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보약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이러한 세미나를 할 때는 자신감을 가지고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여기서 만난 새로운 친구들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7월 1일

드디어 7월이다. 어학 연수 기간도 이제 1달정도 남은 가운데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있었다. 오늘은 한국에서 심심찮게 매스컴을 통해 나오는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는 날이다. 도대체 야스쿠니 신사가 어떠한 곳이기에 매번 나올 때마다 난리법석인가, 우선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자 하는 것이 이번 야스쿠니 신사 방문에 대한 취지였다. 이 날은 행사를 계획해 주신 弓山교수님과 표현문화학과의 교수님 1분 그리고 대정대학과 게이오대학학생들과 같이 방문하였다. 아직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다는 학생들도 있어서 놀랐지만, 야스쿠니 신사는 꽤나 넓은 면적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弓山교수님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으로 들으면서, 각 건물에 대한 유래와 설립목적을 알 수가 있었다. 이 날은 일요일이었지만 제법 한산한 분위기였지만, 벚꽃놀이 시기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드디어, 야스쿠니 신사 앞에 선 우리들은 弓山교수님의 설명을 귀기울여 듣기 시작했다. 물론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표면적인 것은 알았지만, 일반인부터 관광객, 그리고 양복을 차려 입고 와서 단체로 참배를 올리는 사람들. 이들에게 야스쿠니 신사는 어떠한 의미인가어떤 이유에서 찾아오는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다. 이어서 우리는 야스쿠니 신사 근처에 위치해 있는 昭和舘과 遊就舘을 방문할 수 있었다. 昭和舘은 일본이 전쟁에서 지고 어떻게 생활하였는가에 대한 생활관이었고, 遊就舘은 일본이 어떤 식으로 전쟁을 전개해 나갔으며, 전쟁에서 쓰인 물자와 무기, 그리고 당시에 일본군이 가지고 있던 사상에 대한 배경까지 자세하게 나와 전시, 설명되어 있었다. 弓山교수님은 이 곳에 들어오기 전에 학생들에게 당부한 내용이 있는데, 그것은 이 遊就舘 자체가 약간 우익에 가까운 성향을 띄는 전시관이기 때문에 그것을 염두에 두고 관람해 달라는 얘기였는데, 확실히 그러한 사상과 정신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일본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무려 240만명이라는 군인이 희생된 전쟁을 만약에 단순히 침략 전쟁이었다고 일본이 인정한다면, 240만명의 생명은 과연 무엇이었는가 라는 의문과 어느 쪽이 사실이든 인정할 수 없는 트라우마에 빠진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어서 우리는 千鳥ヶ淵戦没者墓苑으로 향했다. 여기는 전쟁에 희생당한 이름없는 유골을 한 곳에 합사해 놓은 곳으로 도착하자 이 곳에 관리인이 직접 나와 반겨주었다. 이 곳에서는 묵념을 올린 뒤 이 곳의 건물을 빌려 오늘 야스쿠니 신사 방문과 昭和舘과 遊就舘에 대하여 한·일 양측의 학생의 감상과 논의가 이루어졌다. 여기서
서로 의견교환을 함으로써 그 간 서로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과 오해를 풀 수 있었고, 무엇보다 지금의 세대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사상에 대해 알 수 있었서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이 곳의 담당자분도 전쟁에 참여한 세대지만, 이렇게 한·일 양국 학생들이 모여 토론하는 광경을 보시고 매우 흐뭇하게 바라보고 계셨다. 이 날 방문이 끝나고 서로가 예전보다 더 가깝게 느껴졌던 정말 유익한 행사였던 것 같다.

7월 6일

오늘은 대정대와 게이오대 그리고 우리 학생들이 모여 운동회를 하기로 한 날이다. 장소는 葛飾区 체육관. 클래스 별로 수업이 제각각이라 빨리 도착한 팀도 있고 늦게 도착한 팀도
있었지만, 곧바로 참가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종목은 피구였는데 룰이 우리나라와는 약간 다른게 흥미로웠다. 뭐랄까, 여성을 배려해 준다고나 할까. 남자가 여자에게 공을 던질 때는
오른손잡이일 경우에는 왼손으로 던져야 하고, 그리고 오른손으로 던져도 아래서 위로 던지는 방법으로 던져야만 했다. 이러한 룰에 의해 남자는 빨리 퇴장당하고 여자들만 남는 풍경도 펼쳐졌다. 총 4팀으로 나누어져, 2개 코트에서 동시에 진행되었으며, 이 날은 이번 행사를 추진시켜 주신 유미야마 교수님도 같이 땀흘리며 플레이해 주셔서 경기는 무척 즐거웠다. 승부에 관계없이 서로의 우의를 다진다는 의미로 열린 운동회는 흘린 땀만큼이나 유익하고 보람찬 행사였던 것 같다. 끝으로 우리 학생들은 군대를 갔다 와서 그런지 공을 던질 때 살기가 느껴진다는 등의 우스갯소리도 참 동감이 많이 갔다.

7월 11일

오늘은 수료식이 있는 날이다. 모두들 입학식 때 입었던 정장을 꺼내 입고 학교로 향했다.
아직 시험이 남았는데 수료식이라니..그리고 온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수료식이라니 뭔가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 날은 우리 뿐만이 아니라 대정대학에서의 유학생을 마친 세계 각지의 학생들도 같이 수료식에 참가하였다. 2호관 국제센터 건물의 대형 홀에서 열린 수료식은 총장님과 학과장 교수님 그리고 우리를 지도하고 가르쳐 주신 교수님들이 참석해 주셨다. 따라서, 행사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 교가제창 및 각 교수님들의 소감과 유학생 대표 2명이 감사의 말을 올리면서 진행되었다. 학생들 전원에게는 수료식과 대정대학에서 발간하는 서적이 수여되었고, 학교 측에서 마련한 기념품도 받을 수 있었다. 여러 가지로 신세를 졌던 교수님들 앞에서 학생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행사는 참석하신 교수님들과 학생들의 단체 기념 사진으로 끝맺었다. 수료식은 끝났지만 이어서 수료식 파티가 있었다. 2호관의 맞은 편 1호관 8층 홀에서 파티 예정이라 모두들 정리하고 발걸음을 옮겼는데 도착하자 왼쪽 창가로 무지개가 보였다. 이내 사라졌지만 학생들은 이내 맞은 편 창가로 펼쳐진 경치에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대정대 학장님의 말씀으로 시작된 파티, 학생들은 그 동안 지도해 주신 교수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술을 주고 받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리고 5월 오리엔테이션 캠프에 갔을 때 찍은 사진들이 대형 TV에 하나씩 하나씩 나오자 학생들은 그 때의 추억을 되새기며 웃음꽃을 피우고 그리고. 다들 이번에 도와준 튜터 학생들과 얘기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같이 수업시간에 동고동락한 타 지역 유학생들과도 그 간 느꼈던 점이나 앞으로의 계획 등을 얘기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그만큼 아쉬움이 컸기에 하고 싶은 얘기도 많지 않았나 싶었다. 일본에서의 생활은 한 달 채 안 남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만나면서 교류해 가기를 다짐하고, 지금까지의 교류가 더없이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 소중한 행사였다고 생각한다.

7월 23일

오늘은 기말시험의 마지막 날이자 귀국 설명회가 있는 날이다. 귀국을 1주일 정도 남기고 끝가지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이 날도 여느 때와 같이 국제센터의 川崎상이 와서 설명해 주셨다. 국민건강보험의 해약부터 시작해 휴대폰요금 정산 및 해약, 은행 계좌의 해지, 학생증 반납 등 하나부터 열까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우리 학생들과 같은 일정으로 부산에 갈려고 했는데 항공권이 없어서 가지 못한다고 하니 아쉬웠지만,그래도 공항까지 배웅을 간다고 하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7월 28일

오늘은 송별회가 있는 날이다. 수료식 파티 때, 그 간 신세를 졌던 교수님들과 직원, 학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지만 그래도 이 쪽에서 초대해서 감사의 인사를 한 번 더 올리는 게 좋다고 판단되어 이원범 교수님이 추진한 행사였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일정이 잡힌 상태라서, 초대하지 못한 분들이 있었는데 좀 더 빨리 전달치 못해 죄송했다. 행사는 巣鴨에 위치한 한국요리가게에서 약 40명의 인원이 모여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치루어졌다. 이 송별회를 위해 이원범 교수님이 한국에서 여기까지 오셔서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그 동안의 얘기를 들어주시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다. 예정된 시간이 지나고 다들 아쉬운 표정이 드러난 가운데 기숙사로 발길을 돌렸다. 이 날 송별회를 마지막으로 일본에서의 행사는 끝나고 이제 귀국을 위한 준비만이 남게 되었다.

8월 1일

오늘은 4개월 간의 대정대학 어학 연수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출국 시간은 오후 6시 15분이었지만 다들 아침부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오전 9시 반에 학생들의 짐을 싣는 트럭이 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각자의 짐을 가지고 트럭에 싣고, J-Dream회관에 나가기 전에 생활했던 방을 깨끗이 정리 및 청소를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어서 공항까지 타고 갈 버스는 2시 도착 예정. 모든 정리 및 준비를 마친 우리들은 다다미실에 모여 신정화 교수님에게 출국 시 주의 사항 및 일정을 듣고 나리타 공항 행 버스에 올라탔다. 나리타 공항까지 감사하게도 대정대학의 국제센터 직원분과 그 동안 어울려 지냈던 튜터 친구들이 배웅을 위해 같이 타게 되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4개월간의 어학 연수 기간동안의 추억들이 머리 속에 하나 둘씩 떠올랐다가 사라지자 뭇내 가슴속에 허전함과 아쉬움이 느껴졌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우리들은 티켓팅과 간단히 입국 수속을 거치고, 마침내 그 동안 신세 졌던 대정대학의 직원과 친구들의 작별 인사, 그리고 4개월동안 생활하며 정들었던 동경을 뒤로 한 채 비행기에 탑승, 한국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