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학과 주메뉴
전체메뉴
조회 317
일본어학과 2022-07-19 10:48
교육실습 후기
부산 충렬고등학교, 22. 05. 02 ~ 05. 27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교직이수에 관심이 있거나, 교육실습을 앞두고 걱정이 많아 긴장감을 덜고자 들어온 후배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설렘 반, 긴장 반, 실습 전날까지 밤잠을 설치던 감정들이 생생하게 남아 있기에, 그 밤잠 설치는 감정이 잘 정리될 수 있도록 저의 경험을 고스란히 전달 드리고자 노력했으나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교직이수를 통해 교직원이 되기를 희망하는 후배님들, 꼭 교직에 몸담는 것이 아니더라도 교직이수 만을 이수하기를 희망하는 등의, 어떠한 형태가 되었든, 당장에 교육실습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을 모든 후배님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교직을 이수하고 있는 일본어학과 후배님들을 응원합니다.
저는 작년, 코로나로 인해 한 번 좌절되었던 가슴 아픈 경험이 있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시점, 저는 2021년에 예비소집을 나갔으나 함께 실습을 하게 될 동료 교생 선생님의 코로나 확진 판정으로 교육실습이 취소되었습니다. 교육실습이 교직과정의 꽃이라고 불리는 만큼, 현장에서 꼭 경험하고 싶었기에 1년 학교를 더 다닐 것을 각오하고 학교의 승인을 받아 학기 중 교육실습 수강을 취소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 고대하던 교육실습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예비소집>
첫 인사를 하는 자리입니다. 저는 작년 예비소집을 다녀온 경험이 있기에 크게 부담되거나 긴장되지 않았습니다만, 작년의 감정을 생각하면 예비소집 조차 매우 두근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에 도착해보니 모두가 처음 보는 자리인 만큼, 지금 이렇게 친해지고 연락하고 지낼 사이었다면 ‘하루라도 빨리 친해질 걸’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친해지지 못한 아쉬움이 들 만큼 어색하고 무겁게 지나갔습니다. <충렬고등학교>는 작년에 코로나로 실습 자체가 취소된 경험이 있었기에, 올해는 예비소집은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작년의 경험을 비추어보면, 학교 별로 실습 일정이 조금씩 상이하기에, 충렬고등학교의 1달 간 실습 일정을 전달해주고 ‘교과’담당 선생님과 ‘담임’선생님과 인사하는 자리를 가졌었습니다.
<1일 차>
‘1일 차’로 작성했다고 해서 실습했던 18일 간의 모든 기록을 적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처음’은 특별하기에, 복장은 어떠했는지 첫 날의 마음가짐은 어떠했는지 등, 첫 날 그 이전의 고민들과 첫 날의 기록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첫 실습 하루 전, J의 성향이 짙은 저는, 등교 소요시간, 루트, 복장, 준비물, 아침에 마실 커피까지 모든 준비를 하고 잠에 들었습니다. 잠에 들기 위해 엄청 노력했습니다. 복장은 정장은 각을 잡고 준비한 느낌일 것 같고, 캐주얼한 차림은 자리에 맞지 않는 느낌일 것 같아, 정말 무난하게 검은색 세미 정장을 입고 안에 흰 티를 입고 갔습니다. 지정된 등교시간 30분 전에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어색하게 자리에 앉아있으니 동료 교생선생님들이 등교하시기 시작했습니다. 교생담당 선생님께서 오시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여러분의 친화력을 최대한 발휘하셔서 옆에 교생선생님들과 친해지려 노력하시면 좋겠습니다. 혼자 있는 것이 편하고 좋더라도 노력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교과, 교수법, 지식 등등 배울 점,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며 성장할 기회가 학교 현장뿐만 아니라 바로 옆 동료 교생선생님들께도 정말 많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첫째 날, 학교에서 수립한 일정을 소화하며 많은 동료 교생선생님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실 처음인지라 어색함이 없을 수 없지만, 계속 해서 노력하시다 보면 공통된 주제로 만났고, 비슷한 감정을 공유할 순간이 수 없이 많기에 서로를 너무나도 잘 이해하게 되고, 친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교과, 담임선생님과 인사 및 면담 이후 정해진 일정에 맞춰서 보냈습니다.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었고 많은 일들이 빠르게 진행됐기에 정확하게 ‘무슨 일을 했다.’ 라고 서술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어려운 일들은 없었습니다. 교생 1일차가 끝나고 퇴근하며 돌아오는 퇴근길에 긴장이 풀려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잠들며 왔던 기억만이 생생합니다.
<1주 차>
첫 주 차는 주로 교직관과 더불어, 다양한 교육들이 이루어졌습니다. 일정만 보면 다소 따분하거나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교육 같았지만, 학교 선생님들의 배려로 유익하게 수업이 진행 되었습니다. 배려로 수업이 유익하게 진행되었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는데, 따분하거나 추상적인 말들로 당연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학교현장에서 일어났던 사례들을 예시로 들어주시며 설명을 해주셨고 이에 직접 고민을 하고 이해하기 쉬웠으며 교육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일 좋았던 것은 교육이 짧게 진행되었던 점도 있던 것 같네요. 첫 주차부터 2주차 까지 학교 정문지도 및 점심시간 지도활동을 했었습니다. 정문지도는 학생들의 복장 검사를 진행하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밝게 인사를 해주는 활동이었습니다. 지각확인까지는 하지 않았습니다. 5월 초라 날씨는 괜찮았는데 계속해서 인사를 하며 서 있다 보니 침이 메말라 입이 아픈 경우는 있었습니다. 점심시간 급식지도는 코로나 상황이 전면 해제되지 않았기에 학생들이 줄 간격을 잘 유지하고 지정된 자리에서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지도하는 일이었습니다. 어려운 점은 없었지만, 오랜 점심시간 동안 서 있으며 정신없이 학생들을 지도했던 기억이 남아 있었습니다. 지도 중 담당 학급 학생들을 만나면 그토록 반가울 수 가 없었습니다. 학생들도 웃으며 먼저 와서 인사해주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어떤 형태의 지도가 되었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 기억을 되살리며, 학교의 매뉴얼에 맞춰서 하면 될 뿐, 특별히 무엇을 한다거나 어려운 일은 없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2주차>
2주차 때부터 교과담당선생님의 수업참관 및 공개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교과 선생님의 배려로 수업을 따라다니며 앉아서 수업을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동료 교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희 교과담당선생님만 이렇게 배려를 해주셨기에, 더 감사했습니다. 먼저 여쭤보기 보단 배려해주신다면 감사히 자리에 앉아서 수업을 참관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업을 참관하며 느꼈던 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교사는 역시 교사구나.’ 라는 점입니다. 2가지 사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여러 반을 돌아다니며 참관을 하면서 같은 차시로 수업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정확한 정보를 모든 반에게 동일하게 전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타이밍에 A라는 정보가, 저 타이밍에 B라는 정보가, 어떤 수업을 들어가든 동일하게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런 수업을 매주 준비해서 많은 반에 들어가서 한다는 사실이 수업시연을 해본 교직이수예정자라면, 얼마나 어려운지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의 수업도 정확하고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웠던 저에게 교직과정을 이수하고 있던 얄팍한 정보와 시선으로 보았던, 교사의 실제 교육현장 모습은 마냥 대단해 보였습니다. 두 번째로는 학생들의 시선을 안다는 것입니다. ‘일본어’라는 교과목이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잘 알고 있습니다. 일본어학과 후배님들도 교직이수를 하며 한 편으로 하는 고민이, ‘학생들이 일본어 수업에 관심 있어 할까?’라는 것입니다. 학창 시절 제2외국어에 대한 시선을 경험했었고 한국교육에서 일본어 교육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흥미를 가질 수 있으며, 그렇다고 너무 흥미에만 치우치지 않고 교과과정에는 도달할 수 있도록 주제와 진도, 수업활동을 선정하시는 것을 보며 매우 감탄했습니다. 제가 맡은 수업차시의 활동주제(콘텐츠)를 고민하던 와중, 선생님의 조언은 저에게 매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런 점을 보며 ‘역시 현장의 교사는 프로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다른 수업참관을 하면서도 역시 선생님들은 다르시구나. 이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3주차>
일부 교과목의 교생동료들은 수업을 시작했고, 수업을 시작하지 않는, 저를 포함한 몇몇 동료 교생들은 수업연구를 했습니다. 이때는 학교 일정에 나름 적응한 상태였기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지만, 학생들에게 수업을 잘하고 싶은 욕구, 어떻게 해야 인정받는 수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이 저에게 매우 큰 고민이었습니다. 교과담당선생님께 계속해서 수업지도안을 제출하며 피드백을 받았고, 끝끝내 수업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4주차>
학생들과 정이 많이 들었고, 교육 실습의 모든 일정에 익숙해져가는 때, 마지막이 보이는 순간입니다. 정말 아쉽게 느껴지고,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보다 2주 정도는 더 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하루하루가 아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마지막 주차 수업을 할당받아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진행하며 처음에는 엄청난 긴장감과 압박감이 있었지만 첫 수업을 끝난 후에는 이런 걱정 없이 원활하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을 진행하고 난 뒤 무사히 끝났을 때 드는 감정은 정말 형용하기 어렵습니다. 내가 정말 교사가 된 기분, 학생들이 나의 수업에 집중하며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있을 때면 그 가슴 벅찬 감동을 정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학교에서 해왔던 수업시연을 준비하기 위한 노력을 넘어서서 몇 주간, 더 크게는 학교에서 준비했던 2,3년이 결실을 맺는 시점에서 정말 가슴 벅찬 감동이 있었습니다. 교생 실습이 끝난 마지막 날에는 학급 아이들의 축하를 받으며, 사진도 많이 찍고 동료교생들과 함께 회식도 하며 바쁘게 보냈습니다. 마지막 날인 만큼 누적된 피로가 정말 견디기 힘들었지만, 일생에 한 번 뿐인 교육실습이기에 피곤한 것 꾹 참고 사진도 찍고 회식도 즐기며 정말 정신없이 즐겁게 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육실습이 끝나고 기말고사도 치루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나니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교육 실습 간 느꼈던 감정들은 사진을 보면 바로 생생하게 기억날 만큼 온전히 남아 있습니다. 글을 쓰며 내려가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나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고 싶은 힘을 내게 합니다. 후배님들도 동기들과 다소 다른 교직이수라는 교육과정을 보내며, 정말 많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힘든 감정이 상쇄될 정도로 교육실습은 정말 뜻 깊고 보람찼던 순간이었습니다. “いちごいちえ(一期一会) : 일생에 한 번 뿐인” 교육실습 마지막 날 학생들이 축하를 해주고 배웅을 해주며 작성해준 롤링페이퍼에 적힌 말입니다. 이런 말을 가르친 적은 없지만, 이제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배우던 아이들이 이런 말을 찾아 직접 적어준 사실이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정말로 인생에 한 번 뿐인 이런 감동 후배님들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마무리 할 시점이 오니 교육실습 인계 자료인지 소감문인지 모를 정도로 그 경계가 모호하게 작성되었네요. 교직이수 예정중인, 이수 중인 많은 일본어학과 후배님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