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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4-03-26 10:01
제가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에 지원한 동기는 매우 간단합니다. 한중일의 복잡한 국제관계와 각 나라의 문화, 사고방식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대학 재학 중에 한국과 중국 두 나라에서 유학을 경험한 후 제가 무엇을 얻고, 4년 후 어떻게 되어 있을지 앞으로의 대학생활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설레었습니다. 그래서 리쓰메이칸 대학에 입학하기로 결정하고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프로그램에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대학에 입학할 때쯤 세계 상황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바로 코로나19 유행입니다. 감염병 확산의 영향으로 저는 대학 1학년 초반을 온라인 수업으로 보냈습니다.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동급생과 처음 대면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2학기가 되면서 수업체제가 완화되고 나서였습니다. 1학년은 대학생으로서의 기초 수업과 더불어 중국어, 한국어 습득을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한국어를 공부했기 때문에 한국어는 상급 수업을 듣고 중국어는 초급 수업을 들었습니다. 입학 초기에는 CAP의 특별한 학습 상황을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너무 많았고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성적 면에서는 걱정할 것이 없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공부보다 인간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2학년에는 지금 같이 공부하고 있는 1학년 20명 중 절반과 함께 유학생활을 하고 나머지 절반과는 거의 만날 일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교우관계를 좁혀서는 유학 때 혼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더욱이 CAP 이외의 학생들과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거의 소통할 기회가 없었기에 대학생활에서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주위에 말을 걸어 자신 이외의 19명 모두와 친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주위의 시선을 끄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했던 저와는 다른 사람 같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바보같은 고민이지만 당시의 행동은 저를 크게 성장시켜 주었습니다. 친구가 많이 생긴 것도 그렇지만 유학에 있어서 필요한 요소인 적극성을 기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3학년으로 진급하고 보통 대학생들은 취업준비를 시작하는 시기, 그런 시기에 유학을 간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나만의 장래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때의 저는 대학원 진학 준비를 할지 취직 활동을 할지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원래 대학원 진학을 1학년 때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진급하면서 자신의 능력으로 대학원에 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혔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런 시기에서의 유학은 저를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진로에 대한 제대로 된 답을 내놓고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괴롭혔습니다. 그래서인지 밖에 나가기 싫어서 유학중 많이 놀러 나갔던 작년에 비해 대학이나 기숙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친구나 후배들이 어디 나갈 때마다 "나는 여기 놀러온 게 아니야, 공부하러 오는 거야"라고 마치 놀러가는 것이 나쁜 일인 것처럼 제 자신에게 타일렀습니다. 하지만 그 행동들은 실패였다는 것을 강의를 통해서 깨달았습니다.
적극적으로 해외에 나가서 많은 것을 보고 교류하고 놀고 공부하길 바란다.”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그 교수님의 말을 들었을 때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유학생활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나가는데 수업이 끝나자마자 기숙사에 돌아가서 혼자 있는데 시간을 쓰고 있잖아. 그런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매일 제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얻고 무엇을 느꼈는지 기록하기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최대한 밖에 나가서 사람들과 교류하려고 했습니다. 그 이후 왠지 기숙사에 틀어박혀 있던 시절보다 오히려 의욕이 생겨서 새로운 저로 태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룸메이트인 중국 친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새 새벽이 된 적도 있었습니다. 또한 일본과 한국 친구들과 치킨을 먹으면서 월드컵을 관람하고 서로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이전에 비해서 하루하루가 즐거워졌습니다.
또 친구뿐만 아니라 교수님과의 교류도 깊어졌습니다. 제가 가장 흥미롭게 듣고 있던 수업의 담당 교수님께 진로 상담을 부탁드리고, 일본의 대학 선생님께도 화상 통화로 상담을 받았습니다. 상담을 하고 교수님들의 학창시절 이야기 등을 듣다 보면 나는 아직 미숙하고 모르는 것이 너무나도 많은 병아리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것과 동시에 아직 내가 모르는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능력이 불안하다면 그것을 능가할 만큼의 지식을 갖추면 되고 제가 좋아하는 일에 온 힘을 다해 부딪혀 보려고 저는 대학원 진학이라는 길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친구들과만 교류해온 제가 인생 선배인 어른들과 교류를 함으로써 또 하나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연 것처럼 느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미래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 시기의 유학은 어떻게 보면 마이너스일지 모르지만 반대로 유학에서만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면도 있었습니다. 유학을 통해서 생긴 중국과 한국의 친구, 어른의 존재는 캠퍼스 아시아에서만 얻을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특권 덕분에 넓은 시야와 다양한 각도에서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2학년 유학으로 이문화 교류를 실제로 체험하고 친구를 사귀며 즐거운 유학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3학년 유학에서 자신의 어려움과 만나 고민하고 나름대로의 답을 찾아냈습니다. 유학 덕분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시각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미래의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보세요”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동기나 장래희망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물론 거기에 우열은 없습니다. 본인의 의욕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끼리 아니라 다양한 생각, 꿈을 가진 사람과 국적을 넘어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열심히 공부하고 살다 보면 반드시 얻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자신만이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의 유행과 함께 저의 대학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 전과 비교하면 경험하지 못한 것도 있겠지만 코로나 시대이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것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CAP에 참여하면서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몇 번 있습니다. 하지만 CAP에 들어온 것을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후회라는 말이 머리에 나오지 않도록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생각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때의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것은 결코 촌스러운 행동이 아닙니다. 앞으로 참가하게 되는 여러분이 캠퍼스아시아프로그램을 통해 친구나 주변 어른들과 교류하면서 스펀지처럼 많은 것을 흡수해서 다양한 시각을 가진 멋진 어른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