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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4-06-10 14:08
2.리쓰메이칸 대학교 에서의 수업
한국에서 일본어를 배울 때와는 다르게, 리쓰메이칸 대학교에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선생님이 계시지 않고 모든 것을 일본어로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나를 강하게 눌렀다. 또한 zoom을 이용해 화상으로 수업해야 했기 때문에 선생님 그리고 같이 수업을 듣는 중국인 친구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첫 수업, 교수님께서 질문을 해도 온라인이라는 특성 상 대답을 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 갈 무렵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유학을 가지 못해서 온라인 수업을 듣는다고 해도 교수님과 소통하지 않고, 입 밖으로 일본어를 내뱉지 않으면 내 일본어 실력은 그대로이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자 나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마이크를 키고 교수님의 질문에 대답하며 교수님과 소통하기 시작하자, 쑥스러워하던 다른 친구들도 나와 함께 대답하고 질문하기 시작했다. 평소 남 앞에 나서거나 다른 사람의 눈에 띄는 행동을 잘 하지 않는 나에게는 매우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행동을 통해 수업의 분위기가 바뀌었고, 나는 1학기 동안 중국인 친구들과 많은 교류를 할 수 있었다.리쓰메이칸에서의 수업을 한단어로 요약해야 한다면 나는 ‘교류’라고 말하고 싶다. 온라인이라는 제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들과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일본어6(日本語Ⅵ)’과 ‘캠퍼스 아시아 일본연구4(キャンパスアジア日本研究Ⅳ)’이다. 일본어6수업에서는 일본의 사회문제에 대해 적힌 글을 읽고, 팀을 나누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연습을 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주제는 ‘고령 운전자의 면허를 강제로 반납하도록 해야 하는가’이다. 이 주제는 고령운전자의 운전할 자유와 고령운전자가 사고를 일으킬 위험성 즉 개인의 자유와 생명권이 충돌하는 문제였기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의견이 많이 갈렸다. 친구들의 의견을 들으며 흥미로웠던 것은 중국인 친구들 대부분이 안전성을 더 중요시한다는 것이었다. 반면 한국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연령도 비슷하고 같이 공유하고 있는 것도 많지만 나라에 따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분명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관점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대책과 방안을 고안하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캠퍼스 아시아 일본연구4 수업에서는 교수님께 3국의 교과서 파일을 받아 각 국의 교과서특징을 비교했다. 처음에는 3국의 교과서를 모두 읽어야 해서 매우 힘들었지만, 교과서를 읽을 수록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중국어와 일본어를 배우는 동아시아학과 학생이라면 그 나라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수업시간에는 아편전쟁부터 중일전쟁까지의 내용을 다루었다. 한국은 중국 일본과 많은 역사를 공유하고 있지만 교과서의 내용은 현저히 달랐다. 또한 분하게도 중국과 일본에 비하면 한국의 위치는 매우 낮고 영향력은 적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본에게 식민지배 당했을 당시 조선이 받았던 피해는 일본교과서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제국주의를 옹호하는 식으로 서술되어 있었다. 토론 시간에 이러한 사실을 중국인 친구가 말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중국도 일본에 식민지배를 당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아픔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흥미로웠던 것은 나는 3.1운동이 중국의 5.4운동에 영향을 주었다고 고등학생 때 배웠지만, 중국인 친구는 3.1운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으며 중국 교과서에서도 다루고 있지 않다고 하였다. 각 국의 교과서는 자국의 역사를 중심으로 서술하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많이 발견되었다. 어렴풋이 교과서 별로 차이가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각 국의 입장이 명확하게 보여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또한 중국 친구는 5.4운동이 폭력시위이기 때문에 중국에서 높이 평가받는다고 말한 것이 놀라웠다. 한국은 비폭력적 평화적 시위였기 때문에 3.1운동이 높이 평가받지만 중국은 반대라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이와 같은 역사에 대한 견해 차이는 중국과 일본이라는 나라를 한 층 더 깊이 이해하도록 만들었다.
동아시아학과 특성 상 한 학기씩 일본과 중국 대학에서 수업을 받기 때문에 리쓰메이칸 대학 수업을 받을 동안 중국어를 잊어버릴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동서대에서 주최하는 Go Global이라는 프로그램이 참가하게 되었다. Go Global이라는 프로그램은 멘토 멘티와 같은 형식으로 외국인 친구와 짝을 이루어 교류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Go Global참가자 중 CAMPUS Asia의 고요라는 중국인 친구와 교류하게 되었다. 고요는 나보다 한 학년 후배였기 때문에 내가 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우리는 같이 활동하는 10주 동안 대화할 주제를 정하고 1시간씩 중국어와 한국어를 번갈아 가며 대화했다. 정말 고맙게도 고요는 한국에 관심이 많았고 한국의 선거제도, 속담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질문해줘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수업시간에 배우지 못하는 표현이나 유행어 등을 배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8주차쯤 에는 고요와 친분이 있는 CAMPUS Asia 일본인 친구도 합류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며 대화할 수 있었다. 또한 내가 전달하고 싶은 말을 중국어와 일본어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감이 높았다. 외국인 친구들과 소통하며 외국어를 배우길 정말 잘했다고 느꼈고, 더 능숙하게 외국어를 할 수 있도록 자신을 갈고 닦아야 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