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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5-12-04 10:00
2학기가 끝나가고 있는 지금, 처음 등교하던 날의 나와 비교하면 여러 면에서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어색함과 낯섦으로 가득했던 첫날과 달리 학교와 사람들 그리고 이곳의 일상은 이제 자연스럽게 내 삶에 자리 잡았다. 이번 2학기 동안 나는 캠퍼스아시아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문화 교류와 이해’를 직접 느끼는 순간들이 많았다. 1학기에는 언어 부족으로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고, 실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대화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서툰 발음에도 웃으며 기다려주던 친구들과의 소통을 통해 두려움은 점차 줄어들었고, 지금은 친구들의 농담에도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을 만큼 편해졌다. 무엇보다 작은 용기와 꾸준한 노력이 실제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이번 학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존재는 유학생 룸메이트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함께 방을 쓰는 사이에 그쳤지만 함께 보낸 시간이 쌓이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친구를 넘어 가족처럼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주말마다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졌고, 식사를 함께하고 늦은 밤까지 과제도 같이 하며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교환하는 일상을 보내게 되었다. 서로의 부모님과 안부를 나누고 어느새 서로의 작은 습관까지 익히면서 우리는 가까운 친구 이상의 관계로 성장했다. 친구들이 너희 방에서 왜 이렇게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냐고 농담할 만큼 우리 방은 늘 활기찼다.
나는 이전에 해외에서 생활해 본 경험이 있었지만, 문화가 완전히 다른 사람과 진심으로 가까워지고 가족 같은 관계가 되는 일은 어렵다고 생각해왔다. 서로 다른 배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많을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룸메이트가 덕분에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유학 생활이 즐겁고 다음에는 꼭 너와 함께 유학을 가고 싶다고 말해주었다. 그 말을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편견이었음을 깨달았다. 문화나 국적이라는 차이는 내가 생각함에 따라 관계의 장애물이 아니라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룸메이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그 과정 속에서 교류의 폭은 더 넓어졌다. 캠퍼스아시아 프로그램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함께 저녁을 먹고 부산의 여러 축제와 행사에 참여하면서 매일이 특별한 경험으로 채워졌다. 부산 출신인 나보다 유학생 친구들이 더 많은 숨은 맛집을 알고 나를 데려가 줄 때면 늘 새롭고 즐거웠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섞여 어울리는 모습은 한국에서 생활하면서도 여러 나라를 동시에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교류 활동뿐 아니라 학과 수업과 비교과 프로그램 역시 나의 성장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중 베트남 학생들과 함께했던 문화 교류회는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여행자로서 바라보던 베트남은 겉으로 보이는 풍경과 음식, 관광지 중심의 이미지였다면 실제 그 문화를 살아가는 학생들의 이야기는 훨씬 더 입체적이고 생생했다. 그들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베트남은 완전히 새로운 나라처럼 느껴졌다. 처음에는 문화적 차이가 곧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그 차이 덕분에 새로운 배움과 흥미가 생겼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과정이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느끼게 되면서 문화 차이는 벽이 아니라 다가갈 수 있는 기회라는 사실을 다시 확신하게 되었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다.”
마르셀 푸르스트의 말처럼 캠퍼스아시아 프로그램은 나에게 단순한 교류를 넘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볼 수 있도록 새로운 눈을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고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