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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6-06-10 10:00
안녕하세요, 유학을 모두 마치고 졸업을 준비하고 있는 캠퍼스아시아학과 22학번 7기생 김연우입니다.
캠퍼스아시아 프로그램은 제 대학 생활을 가장 크게 바꿔놓은 시간이었습니다. 중국 광저우의 광동외어외무대학과 일본 교토의 리츠메이칸대학에서 각각 1년씩, 총 2년간 유학하며 언어와 사람, 그리고 저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졸업을 앞둔 지금, 그 시간들이 저를 얼마나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는지 새삼 실감하고 있습니다.
– 중국 광저우, 처음 마주한 낯섦과 설렘 –
2023년 4월, 코로나19 이후 처음 재개된 중국 학기에 가장 먼저 유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출국이 갑작스럽게 결정되면서 기대와 설렘, 걱정을 한꺼번에 안고 광저우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떠나기 전날까지도 잘 해낼 수 있을지 불안했지만, 막상 현지에 도착하고 나니 불안감을 단숨에 잊기에 충분한 넓고 넓은 세상이 저의 두 눈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무더위와 예고 없이 쏟아지는 스콜이 먼저 저를 반겼습니다. 음식도, 생활 방식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식도 전부 달랐습니다. 낯설기만한 순간들이 이어졌지만, 한 학기를 보내는 동안 조금씩 현지에 녹아들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광저우가 낯선 곳이 아니라 제 삶의 터전 한 부분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현지 친구들과 중국어로 이야기하며 함께 여행을 다니고, 또 친구 집에 초대받아 현지 가족들과 함께 식사의 시간을 보내며 언어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언어는 시험 점수나 자격증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소통 그 자체라는 것을 몸으로 깨달았습니다. 서툰 중국어로 즐거운 시간 속에서 웃고 떠들던 그 순간들이, 그 어떤 수업보다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해 주었습니다.


광저우 캔톤페어에서 의전 업무에 참여한 것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 간 계약 체결 과정에서 통역을 맡으며, 교실에서 배운 언어가 실제 현장에서 쓰이는 순간을 처음으로 경험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두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면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중국의 '关系(관계)' 문화도 깊이 와닿았습니다. 한 번 맺은 인연이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지고, 유학이 끝난 지금도 결혼식이나 콘서트에 초대받을 만큼 그 관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정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삶을 대하는 하나의 방식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언어는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힘이라는 것을, 그때 비로소 느꼈습니다.
– 유학이 현실이 되다, 인턴십 경험 –
두 번째 중국 유학을 마치고 휴학을 하던 중, 이벤트 대행사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들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처음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이벤트 현장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빠르게 소통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즉각 대응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광저우에서 캔톤페어 통역을 맡아 긴장된 비즈니스 현장을 버텨냈던 경험, 현지 친구들과 부딪히며 몸으로 익힌 소통 방식이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발휘됐습니다.





인턴 기간이 끝난 후, 회사 대표님께서 정직원으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에 대한 긍정적 평가의 연유를 나중에 여쭤보니,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어울려온 경험과 낯선 환경에서도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좋게 보셨다고 하셨습니다. 유학에서 쌓은 것들이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현장에서 통하는 역량이었다는 걸, 그때서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 일본 교토, 비교와 좌절 그리고 다시 일어서기 –
처음 일본 유학을 가게되어 적응을 해 나아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주변에는 이미 많은 학생들이 능숙한 일본어를 구사하는 것에 비해 저의 일본어 실력은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컸습니다. 기대보다 낮은 성적과 끊임없는 자기 비교 속에서 자신감이 흔들렸고,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미 중국에서, 그리고 인턴 현장에서 낯선 환경을 버티는 법을 알고 있던 터라, 스스로를 다잡으며,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어문학도로서 정말 중요한 게 뭘까?’ 라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은 저에게 이러한 답변을 주었습니다. ‘성적표 숫자가 아니라, 그 언어로 현지에서 살아가는 실질적인 능력’이라고, 고민 끝에 얻은 답으로 저는 누구보다 더 적극적으로 현지 속으로 들어가 현지인들과 부딪쳐가며 그들의 일상 속에 녹아들며 언어를 배웠습니다.
한국인 친구들과의 시간을 의식적으로 줄이고,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일본 친구들과 더 많이 어울렸습니다. 어색하고 불편한 순간도 있었지만, 그 불편함을 피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이자카야 아르바이트에도 지원했습니다. 처음에는 손님과 동료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당황하는 날이 많았지만, 매일 부딪히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말이 들리기 시작했고, 현지 생활도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습니다.
그렇게 움직이다 보니 예상치 못한 기회들도 왔습니다. 일본의 여러 모델 에이전시에서 캐스팅 제의를 받아 오디션에 참여하기도 했고, 미스재팬 출전 제안을 받는 경험도 했습니다. 결과보다 더 크게 남은 건, 먼저 움직였을 때 새로운 문이 열린다는 걸 직접 느꼈다는 점이었습니다.



– 2년이 나에게 남긴 것 –
중국과 일본에서 보낸 2년은 유학 그 이상의 시간이었습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법, 사람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기회는 먼저 움직이는 사람에게 온다는 것을 몸으로 배웠습니다. 언어를 배운다는 게 단순히 말을 익히는 일이 아니라, 그 나라의 사람과 문화를 이해하는 일이라는 걸 두 나라를 오가며 깨달았습니다. 지금 4학년이 된 제가 제 삶을 스스로 대하는 태도와 방향에 그 시간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두 나라를 각각 1년씩,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캠퍼스아시아 프로그램만이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스펙을 쌓는 시간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궁금한 사람들과 저의 캠퍼스아시아학과 후배들에게 한마디 전하고 싶습니다. 완벽하게 준비된 다음에 떠나려 하지 말고, 일단 뛰어드세요. 그 용기 하나가 대학생활 전체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을 새롭게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