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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이동캠퍼스 체험수기


2026년 CAMPUS Asia 사업 3국 이동캠퍼스 체험수기(캠퍼스아시아프로그램 9기생 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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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6-06-10 11:00

2026년 CAMPUS Asia 사업 3국 이동캠퍼스 체험수기
2024학번 임정*
  1. 1. 눈에 보이는 문화를 넘어: 보이지 않는 틀에 대한 관심

 처음 CAMPUS Asia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만 해도 나는 문화를 음식이나 전통, 생활 방식처럼 눈에 보이는 차이 정도로 생각했다. 해외에서 공부하고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며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었고, 일본과 중국 역시나와는 다른 나라라는 평면적인 이미지로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실제로 여러 나라의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수업을 들으며 문화가 생각보다 훨씬 깊게 사람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 강한 지적 호기심을 느끼게 되었다.

2. 강의실에서 발견한 '권력 거리'와 문화의 구조

 작년의 내가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차이를 비교하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여러 교양 수업을 통해 학문적 지식을 쌓으며 일본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다. 나에게 가장 큰 울림을 주었던 것은 일본인 학생들과 외국인 유학생들이 함께 토론하는 두 개의 영어 수업이었다. 다양한 인종과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 한 주제를 놓고 소통하며 나는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개념은 “Power Distance(권력 거리)”였다. 수업 중 일본 초등학교의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분석했는데 처음에는 한국과 비슷한 문화권에서 자란 나에게 학생들이 선생님의 지시를 기다리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매우 평범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학문적인 렌즈를 통해 다시 바라보자, 그건 예절이 아니라 권위와 질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설계된 문화적 구조였다. 학생들은 왜 기다려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고 그 행동은 이미 몸에 배어 있었다. 나는 이를 통해 문화란 규칙이 아니라 사람들이 무엇을 당연하게 느끼는지까지 결정하는보이지 않는 틀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3. "문화는 프레임워크다": 당연함의 기준에 대한 고찰

 이후 나는문화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매료되었다. 수업 시간 중 각자 문화를 정의하는 활동을 했는데, 어떤 친구는 문화를 역사와 전통으로, 어떤 친구는 문화를 집단의 행동 양식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 토론을 거치며 문화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아니라 사람의 사고방식을 구성하는 '프레임워크'에 가깝다는 결론을 얻었다.

 

 실제로 일본과 중국에서 생활하며 이당연함의 기준이 문화마다 얼마나 다른지 체감했다. 한국에서는 친한 친구 사이일수록 솔직하게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일본에서는 가까운 관계에서도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상대의 개인적 영역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처음에는왜 저렇게까지 조심스러울까?” 싶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이 개인의 성격 때문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적 프레임 속에서 형성된 관계 방식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4. 태도조차 학습되는 문화적 표현: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에 대한 수업은 나의 사고를 크게 확장시켰다. 샌델 교수의 강의에서 미국 학생들이 수백 명 앞에서도 교수의 의견에 반박하며 논쟁하는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그저자신감이 강하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일본어 전공 수업에서 일본과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비교한 자료를 읽으며, 나는 자신감조차 문화 속에서 학습된 표현 방식일 수 있다는 점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어떤 사회에서는 당당한 의견 표출이 능력으로 평가받지만 다른 사회에서는 겸손하고 조심스러운 태도가 성숙함으로 받아들여진다. 나는 이 차이를 보며 사람의 태도 역시 개인의 성격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반복적으로 학습된 문화적 산물이라는 점을 깊이 고찰하게 되었다.

5. 언어라는 새로운 세계: "두 번째 언어는 두 번째 영혼이다"

 이러한 생각은 언어와 인지 방식에 대한 수업으로 이어졌다. 레라 보로디츠키의 강연을 듣고 나의 말하기 방식을 관찰해 보니 놀라운 발견을 할 수 있었다. 일본어를 사용할 때의 나는 상대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분위기에 맞춰 자연스럽게 목소리 톤이 높아지고 부드러운 말투를 쓰고 있었다. 반면 중국어를 할 때는 성조의 리듬감 때문인지 훨씬 활기차고 직설적인 방식으로 대화하고 있었다. 같은 사람임에도 언어에 따라 사고방식과 몸의 표현, 관계를 맺는 태도가 달라지는 경험을 하며 카롤루스 대제의두 번째 언어를 가진다는 것은 두 번째 영혼을 갖는 것이다라는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6. 국경을 넘어 마음으로 연결된 소중한 인연들

 이러한 학술적 깨달음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 것은 현장에서 부딪히며 만난 소중한 인연들이었다. 중국 유학 시절, 낯선 환경 속에서 밤낮을 함께하며 의지했던 룸메이트와 수업에서 대화를 나누며 친해진 일본인 친구, 그리고 작년 일본 수업에서 만나 지금까지 꾸준히 연락을 이어오고 있는 중국인 친구까지. 이들과의 교류는 내 머릿속의국가별 데이터사람 대 사람의 이야기로 바꾸어 놓았다.

 또 리츠메이칸에서 친해진 일본인 언니와는 서로의 가족까지 아는 사이가 되었다. 언니와 언니의 어머니, 할머님과 같이 부산을 여행했다. 학생이 아닌 일본인 어른과의 대화는 나에게 또 다른 도전이었다. 처음에는 실례를 범하지 않을까 긴장하기도 했지만, 언니와 어머니, 할머니와 함께 부산의 풍경을 나누며 언어는 완벽하지 않아도 마음은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이와 국적을 떠나 소통했던 그 시간은 나에게 사람 사이의 온기를 전해주었다.

 언어교환 멘토링을 통해 한국어를 가르쳐주면서 내가 가진 지식을 나누는 기쁨과 동시에 외국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한국 문화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이들과 함께 웃고 토론하며 보낸 시간들은 교과서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생생한 문화의 현장이었다.

7. 변화의 결론: 컴포트존을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CAMPUS Asia를 경험하기 전, 나는 국가를 몇 가지 고정된 이미지로만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어떤 사회도 하나의 성향으로 설명될 수 없으며, 세대와 배경에 따라 무수히 다양한 생각이 공존한다는 점을 안다. 이제 나는 타인의 행동을 볼 때 단순히 판단하기보다왜 이 사회에서는 저 행동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까?”를 먼저 묻는다.

 이 과정에서 나 자신도 변했다.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만 입을 열려 했던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신감이 부족하더라도 일단 대화 속으로 뛰어드는 법을 배웠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언어가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조율하려는 태도라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낯선 환경이라는 컴포트존 밖으로 나가는 것이 두렵지 않다. CAMPUS Asia는 나에게 교류 프로그램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바꾸고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가르쳐준 소중한 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