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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한일중 CAMPUS Asia 프로그램 참기후기 공모전 우수상 (이*우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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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5-08-04 10:10

2025년 한일중 CAMPUS Asia 프로그램 참기후기 공모전 우수상 (이*우에 하*나)
“미안하다”에서 배운 교류의 본질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마.」

 그 말을 들었을 때,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미안해」였다.

 다른 사람에게 물건을 빌릴 때 나는 「미안해, 고마워」라고 말한다. 친구와의 약속에 늦었을 때도 「미안, 내가 좀 늦었어」라고 말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내 행동에 대해 그만하라고 했을 때도 나는 역시 「미안해」라고 말한다. 나는 일상적으로 「미안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상대방에게 조금이라도 잘못을 했거나 불쾌감을 주었을 때는 사과의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고 어릴 때부터 배웠기에, 사과하는 행위는 나에게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내 상식을 깨는 일이 올해 4월쯤, 캠퍼스 아시아의 한국인 친구와 밥을 먹으러 갔던 날에 일어났다. 그날은 친구가 골라준 가게에서 양식을 먹었다. 음식은 정말 맛있었고, 대화도 재미있게 잘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헤어질 때 나는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다.

 

「오늘은 이쁘고 맛있는 가게를 데려가줘서 고마워. 나도 같이 가게를 찾아야 했는데, 다 맡겨버려서 미안해.」

그러자 친구에게서 돌아온 말은, 「응, 근데 너 이제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마.」였다. 나는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당황했다. 무슨 의미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무슨 뜻인지 확인하려고 「응? 미안, 그게 무슨 말이야?」라고 물었다.

「그러니까 지금 그 말이야! 그렇게 자주 미안하다고만 하면 부담스럽고, 마음이 담겨 있지 않은 것처럼 들려. 그러니까 좀 그만해.」

 

 그 말을 들었을 때도 또다시 미안하다는 말이 튀어나올 뻔했다. 필사적으로 그 말을 삼키고 다른 말을 찾아보려 했으나,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었다. 잠시 고민하다 겨우 「...알았어」라고 어색하게 대답하고 그대로 방으로 돌아갔다.

 방으로 돌아가서도, 다음 날 학교에 갈 때도 그 일이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날 일을 다시 생각해보니, 확실히 나는 많은 상황에서 아무렇지 않게 미안하다고 말했었다. 친구가 셀프 피클을 가져다줬을 때의 「미안해, 고마워」, 내 몫의 음식을 덜어줬을 때의 「내 것도 준비해 줬네. 뭔가 미안하네…」, 물을 엎질렀을 때의 「미안해, 물 안 튀었어?」. 나는 사소한 일에도 일단 사과의 말을 먼저 하고 나서 말을 꺼냈다. 이렇게 말했던 이유는 나를 배려해서 음식을 준비해 준 것이나, 내가 물을 엎지르는 실수를 한 것에 대한 사과의 마음을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친구에게 사과라는 행위에는 더욱 심각한 의미가 부여되어 있는 듯했다. 자신이 한 행동으로 상대방이 명확한 불이익을 입었고, 그에 대해 상대방이 불만을 표하고 있을 때 사용하는 말이라고 한다. 즉, 내가 사용했던 것처럼 편하게 쓰는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그런 말을 자주 사용하면 그 하나하나에 담긴 마음이 적게 느껴져 오히려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수학적으로 정리하자면, 나에게는 「미안해」라고 말하는 횟수와 담긴 마음의 총량이 비례 관계에 있지만, 그들에게는 그것들이 반비례 관계에 있는 것이다.

 

 이런 근본적인 상식, 즉 고정관념의 차이를 깨달았을 때 나는 드디어 친구의 말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며칠 뒤 이 이야기를 그 친구에게 했더니, 그 친구는 웃으며 「그래서 그렇게 많이 사과했던 거구나! 오해할 뻔했어」라고 말해주었다.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것에 나는 큰 기쁨을 느꼈다. 그리고 서로의 문화를 존경하게 되었다. 이런 깨달음이야말로 진정한 이문화 교류의 묘미이자 본질이 아닐까.

 이문화 교류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것이다. 자신의 상식과 다른 것에 대해 무조건 부정하기보다, 그 생각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는 그런 시간을 만드는 것이 교류의 역할이자 우리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갈등을 안고 있는 동아시아에서도 이러한 상호 이해 능력은 평화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첫걸음이 된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우리이기에 복잡한 대립은 쉽게 해결할 수는 없다. 그것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공존을 목표로 하기 위해서는 상호 이해 능력이 필수적이다. 개개인의 노력이 쌓이면 사회 전체의 상호 이해가 깊어져 더욱 평화롭고 협력적인 미래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첫단계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여 조금씩이라도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개인 단위에서 이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나도 계속 노력하고 싶다.